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대미 무역전쟁서 우위 점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 보유”

글로벌이코노믹

“中, 대미 무역전쟁서 우위 점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 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중국이 이번 대결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비영리 독립 언론기관인 더 컨버세이션은 링공 콩 미국 오번대 국제정치학 교수가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5일(이하 현지시각)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하며, 일부 품목의 총 관세율이 145%에 달하게 됐다. 이에 중국은 4월 11일 미국의 조치를 “농담”이라 일축하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맞대응했다.

링공 콩 교수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이전보다 더 많은 전략적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최소한 동등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동시에 글로벌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어 이는 미국의 군사 및 첨단 기술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지난 3월 4일과 4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방위산업체와 첨단 기술 기업 등 총 27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

또 중국은 미국의 농업 수출 분야를 겨냥한 보복 조치도 취하고 있다. 3월 4일에는 미국의 주요 대두 수출업체 3곳에 대한 수입 승인을 취소했다. 중국은 미국 대두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이는 공화당 지지층이 밀집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기술 분야에서도 애플과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생산망에 깊이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규제 강화는 이들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이번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자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3월 30일에는 중국, 일본, 한국이 5년 만에 경제 대화를 재개하며 3국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약속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순방하며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한편,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리창 중국 총리와 통화하며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9일에는 EU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발표했으나 90일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링공 콩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중국은 미국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무역전쟁은 중국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