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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은행들, 중국 갑부 상속자 공략 위한 금융 부트캠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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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은행들, 중국 갑부 상속자 공략 위한 금융 부트캠프 확대

중국발 자금 4천억 달러 유입 속 프라이빗 뱅킹 수수료 30% 이상 급증
"北아시아 고객 집중 위해 중국어 구사 인력 10% 확대"... 자금세탁 위험 경계도
싱가포르 사무실 건물에 있는 DBS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사무실 건물에 있는 DBS 로고. 사진=로이터
싱가포르 은행들이 중국의 부유층 2세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금융 부트캠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동번영' 정책으로 인한 자산 조사 우려 속에 중국 부자들의 싱가포르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현지 금융기관들이 차세대 중국 자산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뱅크(UOB), DBS 그룹 홀딩스, 오버시즈-차이니즈 뱅킹(OCBC) 등 싱가포르의 주요 은행들은 가문의 재산 상속자들을 대상으로 돈 관리법을 가르치는 부트캠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가 아시아 초고액 자산가의 자금 기지로 급성장하는 가운데 수익성 높은 자산관리 부문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UOB 프라이빗 뱅크의 존 첸 커머셜 디렉터는 "은행은 다음 세대를 매우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에 투자했다"며 "갑자기 책임을 지게 되었을 때 실제로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맥킨지의 추정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대 간 자산 이전 규모는 2023년부터 2030년 사이 5조 8천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인 고객은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맥킨지는 2023년 말 기준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개인 금융 자산 이동이 4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아시아 전체 출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들의 부트캠프는 20~40대 참가자 50명 미만의 소규모로 운영되며, 주로 은행 자산관리 고객 중 상위 10~20%에 속하는 가문의 상속자들이 참여한다. UOB는 2023년 홍콩에서 5일간 중국 내 유명 기업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으며, 올해 말 두 번째 해외 여행을 주최할 예정이다.

DBS는 홍콩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며, 중국 기술 기업들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DBS 자산계획 그룹 책임자 리운시우는 "작년에는 프로그램 참가자의 약 35%가 북아시아 출신이었다"며 "중국 기술의 최고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증가하는 중국 고객 기반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들은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UOB는 북아시아 고객을 담당할 관리자 채용이 2년 전 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기존 직원들을 중국어 구사 고객에게 문화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자산관리 부문 강화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UOB와 DBS는 올해 1분기 자산관리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OCBC는 같은 기간 18% 증가를 기록했다. DBS의 경우 1분기 자산관리 부문이 수수료 수익의 48%를 차지해 전년 대비 6%p 증가했다.

OCBC의 싱가포르 은행 개인자산 부서는 홍콩 지점의 관계 관리자 수가 지난해 30% 가까이 증가했으며, 초고액 순자산 고객의 관리 자산이 1분기에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베이징 칭화대학교와 협력해 중국 투자 기회에 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 상하이 탐방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금 유입 증가에 따른 자금세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는 불법 도박 관련 중국인 10명이 연루된 30억 싱가포르달러(23억 달러) 규모의 자금세탁 스캔들이 발생했으며, 여기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6개 패밀리오피스 펀드가 관련됐다.

규제 강화로 인해 "프라이빗 뱅킹 부문은 이제 느린 고객 온보딩에 직면해 있다"고 규정 준수 솔루션 제공업체 페너고의 로리 도일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은행들은 중국 부자들의 자산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