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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中 주재 美 대사 "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 역할 신중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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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中 주재 美 대사 "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 역할 신중 촉구"

니콜라스 번스 "中은 중립 아닌 러시아 편…재건 참여는 제한적으로"
"러시아 지원하며 전후 키예프 진출 노려"…中-브라질 평화안도 '공허' 비판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왼쪽)이 2일 터키 이스탄불의 시라간 궁전에서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왼쪽)이 2일 터키 이스탄불의 시라간 궁전에서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이 이번 주 재개되는 가운데,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중국의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고 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중국이 전쟁 내내 러시아를 지원해온 정부로서 진정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번스 전 대사는 3일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그들은 중립적이지 않다.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러시아의 구석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선의의 제스처라기보다는 전략적 책략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최고 협상가들이 지난 2일 이스탄불에서 두 번째 회담을 가진 후 나온 것이다. 양측은 대규모 포로 교환에는 합의했지만, 평화 협정에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키예프는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조건을 사전 제출했고,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 주장을 인정하고 나토 가입 야망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신속히 거부했다.
번스 전 대사의 발언은 중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기계를 지원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전후 키예프의 미래에 진출하려 한다는 워싱턴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중국의 지원 없이 러시아가 지금과 같은 강도 수준으로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중국이 러시아 방위 산업에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 전 대사는 "그들은 그 이름에 걸맞은 평화 계획을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자신들을 해결책의 일부로 제시하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전후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내비쳤고, 키예프도 이 입장을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번스 전 대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초청이 있을 때만, 그것도 좁고 잘 정의된 방식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대한 지지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번스 전 대사에 따르면, 중국 외교관들은 러시아 침공 이후 베이징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기피해왔으며, 대신 모스크바 특사와 긴밀한 관계를 선호해왔다.

그럼에도 번스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남반구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전 세계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바이든의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도 지난주 "중국과 격렬하게 경쟁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수출 통제, 표적 관세, 다자간 외교를 통해 중국의 산업 지배력을 제약하려 했다고 밝혔다.

번스 전 대사는 "지난 4개월 동안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EU의 관계는 악화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것을 포기한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이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과 미래의 평화에 대해 경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도입된 중국-브라질 평화안은 즉각적인 휴전과 기존 연락선을 통한 분쟁 동결을 요구했지만, 불법 점령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아 미국과 유럽 관리들로부터 회의론에 부딪혔다.

번스 전 대사는 "그 계획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종이 한 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엔 총회에서 대다수 국가들의 지지를 얻었다"며 "그것은 우리의 가장 큰 외교적 좌절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전후 미래를 누가 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점점 더 시급해지는 가운데, 번스 전 대사는 중국이 돈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영향력을 사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이 총을 쏘지 않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재건할 수 있도록 매우 표적화된 방식으로 그들에게 요청하는 것은 확실히 우크라이나인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