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 부족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지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실제로는 약 90조 원(약 650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AI 관련 종목 9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는 클라우드 인프라 중심의 기업이 지목됐다고 미국 금융 전문매체 모틀리풀이 16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직접 보유한 AI 관련 종목은 애플과 아마존 두 종목뿐이다. 이 가운데 애플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21%를 차지하며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지난해 애플 지분을 일부 매각했지만 여전히 약 59억3000만 달러(약 12조4100억 원)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그동안 AI 기술을 자사 생태계 전반에 통합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생성형 AI 기능을 접목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기대했던 아이폰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는 ‘슈퍼사이클’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또 다른 AI 대표 종목으로 아마존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지분은 약 21억 달러(약 4조3900억 원) 규모로 이는 버핏이 아닌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관리자 중 한 명인 토드 컴즈 또는 테드 웨슐러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부문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AI 시장에서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대다수 AI 모델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AWS는 기업들의 AI 모델 구축 및 운영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물류와 서비스 최적화 등 내부 운영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외의 7개 AI 관련 종목은 버핏의 이른바 ‘비공개 포트폴리오’를 통해 간접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998년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수한 보험사 제너럴 리 산하 자산운용사인 뉴잉글랜드 애셋매니지먼트(NEAM)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NEAM이 보유한 종목들은 규제 당국에 공식 보고되는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버핏이 관리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모틀리풀은 “AI 모델 개발과 배포가 대부분 클라우드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클라우드 인프라 중심의 기업들이 버핏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유망한 AI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