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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 세계 시장 74% 점유...유럽은 4%로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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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 세계 시장 74% 점유...유럽은 4%로 뒷걸음

정부 지원과 기술 혁신 앞세운 중국, 미국·일본 "해양 물류 위협" 경고
2014년 12월 경남 거제 옥포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4년 12월 경남 거제 옥포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유럽은 4%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거 영광을 누렸던 유럽은 극히 미미한 위치로 전락하고 중국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 3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 정부 지원과 기술 혁신으로 '조선 초강대국'


2일(현지 시각) 저팬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선박 건조, 신규 주문, 남은 주문 수 등 모든 주요 지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선박 건조량은 4818만 재화중량톤(DWT)으로 세계 시장의 55.7%를 차지했다. 신규 수주는 1억1305DWT74.1%, 남은 주문은 2872DWT63.1%에 이르렀다. 친환경 선박 등 대체연료 선박 분야에서도 7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밑바탕에는 대규모 정부 지원, 국유기업 중심의 대형화, 산업 집중, 금융·세제 지원 등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따라 첨단 선박, 친환경·스마트 조선소, 디지털 전환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강점을 보였던 LNG, 자동차 운반선, 크루즈 등 고난도 선박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설계, 로봇 용접, 디지털 트윈 등 첨단기술을 전면 도입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중국의 독주에 미국과 일본 그리고 동맹국들은 해양 물류와 안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4월 중국 조선·해운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301조 조사를 마치고,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료 신설 등 규제책을 발표했다. 미국 해군은 일본과 '이중 용도' 조선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국가조선소' 도입, 전략물자 지정, 인력 양성 등 산업 재건에 나섰다.

유럽, 국가 지원 끊기며 4%'전락'


지난 2일 더 메디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유럽 조선업은 1965년 세계 시장의 45%를 차지했으나 올해 4%에 그쳤다. 클락슨리서치가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조선 생산량은 4%이며, 중국(53%)·한국(27%)·일본(14%) 등 아시아 3국이 전 세계 선박 생산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크루즈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선박을 빼면 상업용 선박 분야에서 거의 힘을 잃었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 국가 보조금 제한, 높은 인건비, 정책 분산, 금융 규제 등을 들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3년 이후 조선업 국가 지원을 중단했지만 아시아 국가는 대규모 지원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유럽 선주들은 친환경 선박 교체 등에서 아시아 조선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20개 유럽연합 회원국이 채택한 '슈체친 선언'(2025년 5월 15일 폴란드 슈체친에서 열린 제11차 국제해양회의에서 채택된 유럽연합 해양산업 전략)에서도 "조선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전략 자산"이라면서 "아시아 의존도가 경제안보에 심각한 위험"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가 지원 없이 낡은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면서 "지금 같은 정책이 계속되면 유럽의 해양 경제와 전략적 자율성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시아 3강 구도 속 한국, 고부가가치 선박 집중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양적 우위와 기술 혁신을 앞세워 독주하는 가운데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강점을 보이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 첨단기술 투자 확대,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일본은 산업 기반 약화와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으나 정부 주도의 산업 재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조선업 패권이 국제 해운·물류 공급망, 해양 안보, 기술 경쟁 등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유럽과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대응이 세계 조선업의 미래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