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개별주식 레버리지 급증...전문가들 "기본 인덱스펀드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 권고

ETF 업계는 최근 2년간 2조 달러(약 2700조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총 운용자산이 11조 달러에 이르렀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는 4000개가 넘는 ETF가 상장돼 있어, 개별 주식 2400개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장기투자펀드 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몫은 3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상품 다양화 빨라져...사모신용·암호화폐까지 확산
ETF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상품 다양화다. 과거 대형 투자은행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분야에도 ETF가 진출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손잡고 출시한 'SPDR SSGA IG 공사모신용 ETF'가 대표례다. 이 상품은 최소 25만 달러(약 3억 4000만원) 이상 고액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아폴로의 6000억 달러(약 820조원) 규모 사모신용 포트폴리오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열어줬다.
암호화폐 ETF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을 추적하는 ETF 33개가 출시됐으며, 이더리움 관련 상품도 20개에 이른다. 현재 750억 달러(약 102조원) 규모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리플코인(XRP), 솔라나 등을 추적하는 70개의 새로운 암호화폐 ETF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개별 주식에 레버리지를 적용한 상품도 크게 늘었다. 엔비디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8개에 이르며,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스(TSLL)'는 61억 달러(약 8조 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액티브 ETF 시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액티브 ETF는 500개가 넘어 신규 출시의 70%를 차지했다. 현재 1조 달러(약 1360조원) 이상이 주식과 기타 증권을 직접 매매하는 액티브 ETF에 투자돼 있다. 캐시 우드의 ARK 이노베이션 ETF가 대표례지만, T. 로우 프라이스 그룹, GMO, JP모건 체이스 같은 대형 운용사들도 잇따라 액티브 ETF를 내놓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 위험성 부각..."장기투자 부적합" 경고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다.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아머 북미 ETF 리서치 담당 디렉터는 "누구도 레버리지 ETF를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실제로 레버리지 ETF의 성과는 기대와 크게 달랐다. 올해 상반기 나스닥100 지수가 8.4% 상승했지만, 3배 레버리지 상품인 '울트라프로 QQQ'는 5.5% 상승에 그쳤다. 반대로 3배 공매도 상품인 '울트라프로 숏 QQQ'는 35.5% 급락했다. 이는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 현상 때문으로, 일일 수익률 기준으로 만들어진 레버리지 상품이 장기간에 걸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21.3% 하락한 가운데 2배 레버리지 ETF인 TSLL은 56.6% 급락해, 원금 회복을 위해서는 130.4%의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테슬라 주식이 원금 회복에 필요한 27% 상승률의 거의 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ETF 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치 사장은 "모든 자산군이 ETF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사모신용이 바로 그런 분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배런스는 보도했다.
칸토르 피츠제럴드 매니지드 ETF 포트폴리오의 허브 모건 최고투자책임자는 "단순하고 오래된 조언이 여전히 최고"라며 "모든 조건이 같다면 저비용 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유동성 있는 자산을 추적하고 확립된 지수를 활용하는 펀드를 선택하되, 상품 판매를 위해 개발된 '속임수' ETF는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뱅가드의 '토털 월드 스톡 ETF'처럼 연 0.06%의 저렴한 수수료로 전 세계 주식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삼으라는 조언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