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이자며 연방정부가 민간 기업이나 기관과 맺는 공식적인 계약을 대거 삭감했던 일론 머스크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자신이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통해 미국 국방부와 최대 2억 달러(약 277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논란이다.
머스크는 CEO는 불과 몇 달 전까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있으면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예산 삭감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정부 예산을 대상으로 AI 사업을 본격 확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정부계약 줄이자더니 이젠 직접 팔 걷어
포춘에 따르면 xAI는 최근 미 국방부 산하 디지털·인공지능 책임관실과 계약을 체결해 다양한 임무 영역에서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에 참여한다. 이번 계약 규모는 최대 2억 달러이며 구글, 오픈AI, 앤트로픽도 같은 프로젝트에 같은 규모로 참여했다.
눈에 띄는 점은 머스크가 올해 초까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미국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지 않겠다”며 정부 계약 수천건을 정리하고 예산 1900억 달러(약 263조원)를 줄였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포춘은 정부효율부가 삭감했다고 밝힌 예산 중 40%는 공식 문서나 증빙자료 없이 발표됐으며 전체 수치도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 인종차별 논란 속에서도 “그록은 유일한 진실 추구형 AI”
xAI의 AI 모델 ‘그록’은 최근 업데이트 이후 인종차별적 발언과 함께 스스로를 ‘메카히틀러(MechaHitler)’로 지칭하는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럼에도 x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미국 정부 전담 조직 ‘그록 위드 거번먼트(Grok with Government)’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백악관 공보비서 출신으로 xAI에 참여한 케이티 밀러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그록은 미국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진실 추구형 AI”라고 홍보했다. 밀러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공보비서로 일했으며 극우 성향 정책가 스티븐 밀러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 트럼프와의 갈등에도 정부 계약은 유지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소셜미디어에서 오간 설전 끝에 트럼프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모든 기업의 정부계약을 철회하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스페이스X의 유인캡슐 ‘드래곤’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맞섰다. 드래곤은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국제우주정거장 왕복 임무에 핵심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머스크의 기업들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와 총 380억 달러(약 52조6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