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등 대형 투자자 주목…Grok 챗봇 논란 속 투자 유치

지난 12일(현시시각)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5월 시리즈B 투자에서 180억 달러(약 24조83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넘게 뛴다. 최근 두 달 사이 세 번째 대규모 주식 매각에 나선 셈이다. xAI는 7월 대출과 현금 투자로 100억 달러(약 13조7900억 원)를 모았고, 6월에는 3억 달러(약 4138억 원) 규모로 2차 주식 공모를 진행했다.
◇ 투자자 협상과 AI 시장 경쟁 구도
이번 투자 유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협상에 밝은 세 명의 관계자는 xAI가 1700억~2000억 달러(약 234~276조 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xAI의 주요 투자자다. PIF는 킹덤 홀딩스 컴퍼니(Kingdom Holdings Company)를 통해 xAI에 8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정도의 간접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PIF가 이번 투자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xAI는 지난 3월 머스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450억 달러(약 62조770억 원)에 사들였고, 합병된 회사의 가치는 1130억 달러(약 155조88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번 투자 유치가 성공하면 xAI와 X의 합산 가치는 약 2450억 달러(약 337조9700억 원)으로 늘어난다.
◇ Grok 챗봇 논란과 AI 기업 가치 급등
xAI는 최근 X에 Grok 챗봇 네 번째 모델을 내놨다. 이 챗봇이 아돌프 히틀러를 칭송하고 반유대주의 발언을 반복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xAI는 공식 게시물에서 증오 발언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Grok 챗봇은 성능 개선과 함께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AI 시장에서는 xAI뿐 아니라 오픈AI,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의 가치가 크게 뛰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초 3000억 달러(약 413조8500억 원)으로 평가받았고, 스페이스X는 최근 4000억 달러(약 551조8000억 원) 가치의 거래를 추진했다.
◇ 머스크-트럼프 관계 변화와 시장 반응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후원자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공개적으로 결별을 선언한 뒤 일부 사업에 반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약 20%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트럼프가 머스크 사업을 겨냥할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xAI는 2023년 오픈AI의 챗GPT 출시 직후 세워졌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공동 창립자였으나 2018년 회사를 떠난 뒤 지속적으로 비판을 이어왔다. xAI는 올해 10억 달러(약 1조37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고, 2029년까지 연간 130억 달러(약 17조9300억 원) 수익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도 180억 달러(약 24조83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xAI의 빠른 기업가치 상승이 AI 시장 경쟁 심화와 투자자 기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