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모토 1조 원 자산도 위험, 블랙록 "암호화폐 보안 무너질 수 있다“
2040년 양자 시장 1900억 달러 전망
2040년 양자 시장 1900억 달러 전망

◇ 400만 비트코인, 양자컴퓨터 위협에 노출
가트너 분석가 아비바 리탄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체 비트코인의 약 25%가 5년 또는 10년 안에 양자컴퓨터로 해독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가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스템이 충분히 발전할 경우 40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도난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보유 자산으로 추정되는 110만 비트코인도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자산들이 2010년부터 가장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오래된 디지털 금고에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 블랙록도 ETF 위험 요소로 명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5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서류에서 양자컴퓨팅을 공식 위험 요소로 명시했다. 블랙록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서 "양자컴퓨팅으로 인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기반이 되는 암호화가 무효화될 수 있으며, 이는 실현될 경우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IBM 퀀텀 세이프의 최고 기술 책임자 마이클 오스본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간단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기존 지갑에서 자산을 도난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보안의 핵심인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과 SHA-256 해시 함수가 양자컴퓨터의 쇼어 알고리즘과 그로버 알고리즘에 취약하다는 점이 문제다. 머크 KGaA 퀀텀 인터레스트 그룹 공동 창립자 토마스 에머는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 암호화의 핵심을 형성하는 숫자 계층을 벗겨내기 위해 초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업계 대응책 개발…양자 기술 시장 급성장
암호화폐 업계는 이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퀀티넘 최고경영자(CEO) 라지브 하즈라는 배런스에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려 시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동일한 도구를 사용해 더 나은 알고리즘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퀀티넘은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 연구진과 협력해 양자컴퓨터가 기존 기계를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난수 생성 실험을 진행했다. D-웨이브 퀀텀의 최고 개발 책임자 트레버 랜팅은 "양자 작업 증명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해시를 생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개발자들도 양자 내성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QuBit'이라는 비트코인 개선 제안(BIP)을 통해 양자 저항 해시(P2QRH) 주소 유형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맥킨지는 양자 기술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보수적 추정으로는 2035년 400억 달러(약 55조 6600억 원)에서 2040년 800억 달러(약 111조 3200억 원)로, 낙관적 추정으로는 2035년 900억 달러(약 125조 2300억 원)에서 2040년 1900억 달러 (약 264조 3800억 원)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 통찰력에 따르면 암호학적으로 관련된 양자컴퓨터는 10년 안에 출시될 수 있지만, 일부 조직에서는 양자 내성을 갖추는 데 최대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