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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마 업계 후원 속 ‘대마초' 규제 완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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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마 업계 후원 속 ‘대마초' 규제 완화 검토

지난 2023년 4월 2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대마초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대마 합법화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4월 2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대마초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대마 합법화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마초를 ‘위험성이 낮은’ 약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다수의 대마초 관련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후원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 대마 업계, 직·간접 로비 강화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뉴저지 자택 골프장에서 열린 1인당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 원) 모금 행사에서 “대마초 규제 완화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참석자들에게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국 최대 대마초 업체 중 하나인 트루리브(의 김 리버스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의료용 대마 연구 확대와 재분류를 직접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세 명의 참석자가 전했다.

대마 업계는 대마초를 연방 규제상 ‘스케줄 3(Schedule III)’ 약물로 낮추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완전 합법화는 아니지만 세제 혜택과 연구 확대가 가능해지고 업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트루리브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측 정치단체와 캠프에 수백만 달러를 후원했으며 플로리다 로비스트 브라이언 발라드 등 친트럼프 성향의 유력 로비스트들을 고용했다.

◇ 여론·정치 계산 속 ‘80대 20’ 이슈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대마 사용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형의 약물 중독 경험과 본인의 금주·금연 생활, 대마 냄새에 대한 불호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 80%가 찬성하는 ‘80대 20 문화 이슈’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 내부 여론조사와 업계가 의뢰한 조사에서 무소속 유권자 80% 이상이 재분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진영도 로비에 나섰다. 대마초 합법화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스마트 어프로치 투 마리화나’는 폭스뉴스 등에 대마 반대 광고를 집행하며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섰고 ‘미국 마약반대 지역연합’ 역시 백악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하도록 회원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모든 정책·법적 영향을 검토 중이며 대통령의 유일한 관심사는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