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영 완성차 업체인 둥펑자동차그룹이 홍콩 증시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전기차 자회사 ‘보야(Voyah)’를 독립 상장시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둥펑은 지난 22일 발표에서 고급 전기차 브랜드 뤄야를 홍콩 증시에 별도로 상장하는 한편,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사업은 비상장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둥펑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6.68홍콩달러(약 1170원) 현금과 보야 주식 0.3552608주를 받게 된다. 이번 거래의 이론적 가치는 주당 10.85홍콩달러(약 1900원)로 산출되며 이는 직전 종가 대비 약 80% 높은 수준이다.
25일 거래가 재개된 둥펑차 주가는 장중 한때 69% 급등해 10.10홍콩달러(약 1760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주간 거래가 정지됐던 상태에서 나온 급등세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둥펑의 구조조정 계획은 지난 2월 처음 언급됐다. 당시 둥펑차는 또 다른 국유기업과의 합병 검토 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자원 최적화와 업계 재편 흐름에 맞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소비 위축과 과잉 공급,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업계 선두주자 비야디가 대규모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둥펑차는 수익성 압박을 크게 받았다.
지난 1969년 설립된 둥펑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유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다. 둥펑은 이번 분할·상장을 통해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 사업에서 벗어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둥펑차는 성명에서 “고품질 자원을 신산업으로 재배치해 기업 가치를 재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야는 둥펑차가 지난 2020년 출범시킨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같은 해 중형 SUV ‘보야 프리’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5개월 연속 월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뤄야의 상장은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히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