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이던스, 일각의 추정치에 못 미쳐...AI 분야 투자 열기 둔화 우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2분기 엔비디아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로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1.01달러)를 웃돌았다. 분기 매출은 467억4000만 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치(460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회사는 이어 올해 3분기 매출이 약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가 예상한 600억 달러 이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전망치에는 중국에서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제외됐다.
블룸버그는 “완벽한 성장을 전제로 높은 주가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정도만으로도 주가 하락을 촉발하기에 충분했다”면서 "다소 부진한 매출 전망이 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열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H20 칩의 대중국 수출을 위한 미국 정부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20 칩은 45억 달러의 손실 요인이 됐지만, 2분기에 상업적으로 판매됐다면 약 8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분기 순이익 59% 급증…데이터센터가 매출 견인
엔비디아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하며 시장 기대를 또 뛰어넘었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2분기에 중국 시장에 H20 칩을 한 건도 판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 지역 고객에게 약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H20 재고를 공급해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분기 순이익은 264억2000만 달러(주당순이익 1.05달러)로, 전년 동기 166억 달러(주당 0.67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특히 호실적을 이끈 것은 데이터센터 부문이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 프로세서)와 이를 대규모로 연결 및 활용하기 위한 보조 제품을 공급해 전체 사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고객은 현재 엔비디아의 최신 세대 칩 ‘블랙웰(Blackwell)’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블랙웰 판매는 1분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신제품 라인업 매출이 270억 달러에 달해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블랙웰을 포함한 신세대 제품군이 회사 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또한 게임 및 로보틱스 부문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사업 다각화 가능성도 보여줬다.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사회가 6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매입 프로그램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회사는 2분기에 약 97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이미 매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