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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호황 속 역주행하는 테슬라...유럽 판매량 급감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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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호황 속 역주행하는 테슬라...유럽 판매량 급감에 '고심'

1~7월 유럽 판매량 40% 급감...모델Y 전환 효과 미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3D 프린팅된 미니어처 모델과 테슬라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3D 프린팅된 미니어처 모델과 테슬라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주요 전기차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음에도 테슬라가 유독 고전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독일 등 유럽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체는 독일 연방자동차청(KBA)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테슬라의 독일 신규 차량 등록 대수가 39% 감소했고,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5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8월 유럽 판매량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주요 시장에서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노르웨이 시장에서 지난달 신규 등록 대수가 21% 증가했고, 올해 연간으로 26%가 늘어나며 선전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13% 급감


테슬라는 유럽만이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글로벌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2년 연속 연간 판매 감소가 유력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연방 세액 공제 만료 전에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면서 3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유럽과 중국 시장의 부진이 테슬라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올해 초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주력인 모델Y의 신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생산 차질을 지목했다.

그렇지만 유럽에서 신형 모델Y 차량 인도가 시작된 지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도 테슬라는 주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스웨덴에서 테슬라 신규 차량 등록 대수는 87% 급감했고, 덴마크에서는 47% 감소했다.

문제는 유럽 전역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가 올해 증가세라는 점에서 테슬라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배터리 전기차 신규 등록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는 등 업계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유럽 전역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올해 들어 7월까지 26% 증가했다. 반면, 테슬라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판매 회복 난항...한정된 모델 등 한계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라인업이 한정적이고 중국 업체 등의 부상으로 전기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정치적 요인도 테슬라의 판매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테슬라는 모델S, 모델X, 모델3, 모델Y 및 사이버트럭 등 단 5종의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이마저도 글로벌 전역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 경쟁사인 중국 비야디(BYD)는 더 다양한 모델을 내놓고 있고 주력 모델 가격도 테슬라보다 저렴하다.

신규 업체들의 위협도 거세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의 약진으로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샤오미의 두 번째 전기 SUV 모델 ‘YU7’은 출시 직후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가격도 테슬라 모델Y보다 저렴하다.

또한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머스크 CEO가 유럽 극우 정치인들을 공개적으로 응원한 점도 시장의 반발을 키웠다.

머스크는 현재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직접 관리하며 판매량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의 미래를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두 사업 모두 당장 수익성에 기여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