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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주주들에 “1조달러 보상안” 압박…“거부 땐 미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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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주주들에 “1조달러 보상안” 압박…“거부 땐 미래도 없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에 대한 최대 1조 달러(약 1370조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놓고 테슬라 주주들에게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오는 11월 6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다룰 예정이다.

그는 “이번 표결이 테슬라의 미래, 더 나아가 세계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본인의 거취와 회사를 동일시하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20일 보도했다.

◇ 테슬라, 광고·SNS 총동원

테슬라는 그동안 광고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구글에 5개의 광고를 집행하며 주주들에게 머스크의 보상안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테슬라는 “머스크만이 ‘마스터 플랜 파트 IV’를 실현할 수 있다”며 이사회 권고안에 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머스크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의 미래와 세계의 미래가 이번 주주총회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는 머스크 보상안 외에도 이사 3명 재선임, 주식 보상용 신주 발행, 주주 제안 등이 함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테슬라 이사회는 대부분의 주주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머스크가 별도로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대한 투자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 ‘거부 땐 사임’ 카드


머스크는 보상안이 부결되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폭락을 불러올 수 있어 주주들에게 사실상 ‘인질’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렉은 “머스크 없는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더 나아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 자율주행·로봇 과장 논란


머스크는 수년째 “연말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한다”고 반복했지만 실제로는 6년 연속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평균 약 640km 주행마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무감독 주행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최소 기준으로 거론되는 약 1만6000km와는 큰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여전히 “곧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관련한 사업도 마찬가지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25조 달러(약 3경4992조 원)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시연 영상은 대부분 원격 조종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핵심 인력들의 이탈까지 이어지며 사업 신뢰도는 흔들리고 있다.

◇ ‘사이비적 추종’ 우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계속되는 허위·과장 발언으로 주주들을 덫에 가뒀다”며 “거부하면 손실, 수용하면 허황된 약속에 의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머스크의 개인 스타트업과 테슬라 간 이해충돌, 그리고 경영진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