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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자회사 23% 축소하며 AI 집중 전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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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자회사 23% 축소하며 AI 집중 전략 가속화

포트리스 매각 등으로 965개로 감소, 2016년 이후 처음 1000개 미만
손정의 AI 올인 베팅 결실, 주가 연초 대비 두 배 상승 사상최고
소프트뱅크 회장 겸 CEO인 손정의(Masayoshi Son)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포함하여 인공 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회장 겸 CEO인 손정의(Masayoshi Son)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포함하여 인공 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소프트뱅크 그룹이 인공지능 인프라에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수를 대폭 축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자회사를 거의 4분의 1 줄여 시너지 효과가 부족한 사업을 정리하며 AI 중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24 회계연도 연례 보고서에서 일본 거대 기술 기업은 3월 말 현재 965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2019 회계연도보다 35% 감소한 수치다. 자회사 수가 1000개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6 회계연도 이후 처음이다.

급락은 주로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지주회사 매각에서 비롯됐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해 첫 번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설립한 직후인 2017년 포트리스를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비전 펀드 출범과 함께 소프트뱅크는 통신을 사업의 핵심으로 유지하면서 종합 투자 회사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펀드 사업의 이익은 불안정했다. 소프트뱅크는 2020 회계연도 사상 최고치인 4조9900억 엔(현 환율로 338억 달러)의 그룹 순이익에서 주가 변동으로 인해 2021 회계연도에는 사상 최대 순손실인 1조7100억 엔으로 전환됐다.
전환점은 2022년 소프트뱅크 회장 겸 CEO인 손정의가 AI 혁명에 초점을 맞추면서 찾아왔다. 그는 그해 11월 앞으로 몇 년간 칩 설계 하우스 ARM의 성장 '폭발적인 다음 단계'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트리스가 당초 의도한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2023년 이를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의 한 부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6월 말 현재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1과 2는 총 335개 기업을 인수했으며 거의 모두 AI와 관련이 있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의 지분을 늘리고 대만 반도체 제조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회사는 지난달 인텔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더 많은 베팅을 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13개의 상장 기업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그중 하나는 4단계의 모회사-자회사 연결로 주요 지주 회사와 분리되어 있다. 이러한 관계는 자회사 소액주주의 이익을 우려하는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2024 회계연도 말 현재 소니 그룹이 1546개, NTT가 992개, 무역회사 미쓰비시 상사가 84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은 주식 시장에서 대기업 할인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뱅크 그룹 자체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주가는 연초 이후 두 배로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23일 종가 기준으로 도요타 자동차,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소니에 이어 일본에서 네 번째로 가치 있는 회사로 평가받았다.

투자자들은 손정의의 AI에 대한 올인 베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감소는 AI 집중 전략을 따르겠다는 결의의 표시로 볼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1년에 출범한 후 토요타 쓰쇼에 매각된 SB 에너지를 통해 재생 에너지에 진출했고, 미국 공유 오피스 회사인 위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AI라는 핵심 분야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자회사 축소는 손정의가 추진하는 AI 중심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AI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엔비디아, 대만 반도체 제조, 인텔 등 반도체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AI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