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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자체 블록체인 구축...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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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자체 블록체인 구축...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도전장

BofA·씨티그룹 등 글로벌 은행과 협력해 디지털 원장 개발
2022년 2월25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찍은 스위프트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2월25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찍은 스위프트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스위프트(SWIFT)가 글로벌 은행 간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자체 블록체인을 구축한다. 이는 급성장 중인 스테이블코인 산업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냇웨스트 등 주요 은행들과 협력해 공유 디지털 원장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해당 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토큰화 상품의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다.

스위프트 측은 이번 조치가 국경 간 결제를 개선할 것이며,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기록, 순서 지정, 검증뿐 아니라 스마트 계약을 통한 규칙 집행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산업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재 시가총액 30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산업은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중개기관 없이 자금을 직접 송금할 수 있어 스위프트 같은 결제망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규제하는 최초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를 계기로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같은 은행들도 달러 가치에 연동된 자체 토큰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유럽에서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주 유니크레디트, ING, 단스케 은행을 포함한 9개 유럽 은행은 오는 2026년 하반기까지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달러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체 결제 및 거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스위프트는 전 세계 1만1500개 이상의 은행 및 금융 서비스 기업을 연결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결제망이다. 스위프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즉각적이고 상시적인 국경 간 결제를 전례 없는 규모로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컨센시스(Consensys)와 협력해 디지털 원장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참여 은행들과의 시험을 통해 우선 거래 적용 대상을 결정할 계획이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이자 암호화폐 업계 초기 개척자인 조셉 루빈이 이끌고 있다.

스위프트는 또한 소매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과 속도에 대한 완전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숨겨진 수수료 없는 전액 이전 및 즉시 결제”가 가능하도록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이에 대해 스테이블코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조치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올해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스위프트 같은 전통적 글로벌 결제망에 “직접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존 시스템은 거래 처리에 최대 5일이 소요될 수 있으며, 다수의 중개기관이 개입하고 자금세탁방지와 규제상 고객 확인 절차가 수동적이거나 부분적으로만 자동화돼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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