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U,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 합의 추진

글로벌이코노믹

EU,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 합의 추진

단기 계약 2026년 6월 금지…장기 계약은 18개월 후 중단
美 LNG 수입 확대 압박 속 에너지 독립 가속화…의회 협상 남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모델과 EU 및 러시아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모델과 EU 및 러시아 국기.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들이 2027년 말까지 러시아로부터의 모든 가스 공급을 금지하는 계획에 대한 공동 입장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EU는 모스크바로부터의 에너지 의존을 확실히 종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20일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열어 법안에 대한 추가 협상을 위한 입장을 논의했다. 이 법안은 6월 중순까지 기존 단기 계약에 따른 러시아 공급을 금지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같은 내륙 국가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다. 장기 거래에 대한 금지는 18개월 후에 시행된다.

유럽은 모스크바와의 에너지 관계를 끊고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많이 구매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아왔다. EU-미국 무역에 관한 공동성명은 향후 3년간 양측 간 7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거래를 약속했다.

댄 요르겐센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지난주 "우리는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스 수입을 다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EU 금지 조치는 회원국의 과반수 지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같은 비판국들이 계획에 반대하더라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더 빠른 러시아산 가스 퇴출과 내년 초부터 석유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유럽의회와의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EU는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화석연료에 대한 중독을 최종적으로 끝내기 위한 이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리파워EU로 알려진 금지 조치와 함께 유럽집행위원회는 연말까지 러시아산 LNG를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정상들은 이번 주 말 브뤼셀 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LNG 공급의 약 15%를 모스크바로부터 받고 있으며,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유럽에 두 번째로 큰 LNG 공급국이다. 이러한 수입에 대한 월간 비용은 5억~7억 유로(약 7600억~1조800억 원) 범위다.

장관들이 가스 금지에 대해 해결해야 할 남은 문제들은 주로 기술적인 것으로, 수입품이 EU 진입을 사전 승인받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 장관들은 또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상황과 EU의 전기화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EU가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속화됐다. EU는 당시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지만, 이후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전문가들은 EU의 러시아산 가스 금지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고, EU는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야 한다.

한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EU의 러시아산 가스 금지는 단순한 경제적 결정이 아니라 지정학적 메시지"라며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국가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 특히 러시아 가스에 크게 의존해온 중부 유럽 국가들은 대체 공급원 확보와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내륙 국가로서 LNG 수입 인프라 접근이 제한적이어서 예외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노르웨이,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등 다른 파이프라인 공급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LNG 수입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체 가스 수요를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은 EU의 최대 LNG 공급국으로 부상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EU에 미국산 LNG 수입을 더욱 확대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EU-미국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7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거래는 이러한 압박을 반영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에너지 다변화를 원하지만 단일 공급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EU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 탈피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