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질감 '합격점'에도 웨이모엔 열세... '완전 무인'까진 과제 산적
美 구독률 12% 불과... 머스크 "써보면 못 끊어" 자신감 근거 있나
美 구독률 12% 불과... 머스크 "써보면 못 끊어" 자신감 근거 있나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테슬라 FSD 버전 14를 직접 시승하고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시승기는 테슬라가 그리는 '로보택시(무인택시)'의 미래가 현실성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거친 운전 사라져"... 충전소 찾아가 스스로 주차까지
배런스의 리뷰에 따르면, 이번 FSD 버전 14는 과거 버전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주행 품질을 보여준다. 기자는 2023년 9월 첫 리뷰 당시 FSD의 운전 실력을 "운전면허 연습생인 10대 청소년과 80대 노인을 섞어놓은 듯하다"고 혹평했었다. 그러나 2024년과 올해 초 업데이트를 거치며 꾸준히 개선됐고, 이번 버전 14에 이르러서는 "승객들이 내가 운전하는 것보다 FSD를 더 선호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행의 부드러움이다. 급제동이나 급출발 같은 거친 움직임이 줄어들고 교통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특히 이번 버전부터는 차량이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 도착하면 충전 케이블을 꽂을 수 있도록 스스로 주차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눈길 주행이나 공항으로 이동하는 복잡한 경로에서도 큰 문제 없이 작동했다.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인간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를 낮춰주고, 감독 하에 운행할 경우 안전성을 더하는 보조 도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4만km 달리는 동안 '위험천만한 순간' 없었다
주관적 느낌뿐만 아니라 데이터도 기술 진보를 증명한다. 월가가 주목하는 데이터 사이트 '테슬라 FSD 트래커'에 따르면, FSD 버전 14의 첫 번째 기능 개선판 중 일곱 번째 수정 버전은 약 1만 4400km를 달리는 동안 '치명적 개입(critical disengagements)'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여기서 '치명적 개입'이란 자율주행 중 시스템 오류나 판단 착오로 사고가 날 뻔해, 운전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급히 운전대를 낚아채거나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던 위험 상황을 말한다. 즉, 서울에서 뉴욕 거리만큼 달리는 동안 운전자가 깜짝 놀라 개입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배런스는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의 문턱을 넘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무인 택시 '웨이모(Waymo)'와 비교하면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데이터상 웨이모는 테슬라 FSD보다 주행 안정성이 약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능을 언급했다. 바로 '서두름(hurry)' 모드다. 그는 "운전자가 원하면 제한 속도를 넘겨서라도 빨리 달리도록 차를 설정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기계의 판단이 아니라 인간이 '법규 위반'을 선택한 것이므로, 사고나 단속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인간 운전자에게 있다는 점을 테슬라가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테슬라 몸값 2215조 원... 열쇠는 '로보택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고객이 며칠만 FSD를 써보면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미국 내 테슬라 차량의 약 12%가 FSD를 구독 중이며, 수십만 명이 이 기능을 쓴다.
배런스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FSD가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면서도 "다만 FSD 없는 차를 운전하는 게 싫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필수재는 아니지만, 한번 맛보면 끊기 힘든 강력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은 FSD의 기술 발전이 테슬라의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 5000억 달러(약 2215조 원)에 달한다.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다. 차만 팔아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고평가다.
결국 투자자들은 AI 자율주행 기술이 열어젖힐 새로운 수익 모델, 즉 '로보택시'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출범한 테슬라의 로보택시 플랫폼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배런스는 "현재 12%에 머무는 FSD 구독률만으로는 지금의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FSD 버전 14의 성과는 단순한 운전 보조를 넘어, 테슬라가 꿈꾸는 완전 무인 택시 시대를 열 수 있을지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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