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들이 현지 사모펀드와 손잡고 중국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경기 둔화와 미국과 중국 관계의 불확실성, 현지 기업과의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중국 내 사업을 단독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스포츠용품업체 데카트론,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 커피 브랜드 피츠커피와 코스타커피,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 미국 의료기기 업체 GE헬스케어 등이 중국 사업과 관련해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사모펀드나 투자자와의 협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美·中 갈등·경기 둔화 속 중국 전략 재검토
FT에 따르면 중국 사업 재검토는 미·중 관계의 잦은 긴장과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 그리고 빠르게 적응하는 토종 경쟁자들의 부상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피츠커피와 코스타커피의 중국 사업을 보유한 기업들도 중국 내 사업 방향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으나 글로벌 차원의 인수·합병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최종 판단에는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를 두는 것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권한을 가진 현지 경영진이 변화 속도가 빠른 중국 시장에서 훨씬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 2023년 당시 일부 기업 이사회가 중국 철수를 검토했지만 거대한 시장을 포기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 때문에 실제 철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 외국계 기업 체감경기 ‘역대 최저’
실제로 외국계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크게 악화된 상태다. FT가 인용한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사업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 응답 비율은 9월 기준 4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미·중 긴장 관계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현지 기업과의 경쟁 심화를 지적했다.
중국 토종 기업들의 공세는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중국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는 중국 내 매장 수가 스타벅스, 피츠커피, 코스타커피를 모두 합친 것보다 세 배 이상 많고 편의점 체인 메이이자 역시 일본계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 스타벅스·하겐다즈 등 구조조정 본격화
이같은 환경 속에서 미국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지난달 중국 사업 지분 60%를 홍콩계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거래 규모는 24억달러(약 3조5184억원)로 스타벅스는 매출의 한 자릿수 중반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조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현재 약 8000개 수준인 중국 내 매장 수를 향후 2만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숀 레인 대표는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점도 외국 브랜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계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중국 소비자에게 결코 저렴한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업체 제너럴밀스가 보유한 하겐다즈 역시 중국 내 약 400개 매장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데카트론은 중국 사업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관심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고, 지난해 중국 매출이 24억 달러(약 3조5184억 원)에 달한 GE헬스케어는 대형 분할 매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칼라일 사례가 보여준 ‘현지화 효과’
FT는 사모펀드가 중국 사업을 되살린 대표 사례로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을 꼽았다. 칼라일은 2017년 중국 국유기업인 중신그룹과 트러스티캐피털과 함께 맥도날드 중국 사업 지분 28%를 3억 달러(약 4398억 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 이를 18억 달러(약 2조6388억 원)에 다시 매각했다. 이 기간 맥도날드의 중국 매장 수는 5500개로 두 배 이상 늘었고, 배달 주문 비중은 매출의 30%를 넘어섰다.
칼라일의 데니스 왕 파트너는 “본사 중심 구조를 현지 이사회 중심으로 바꾸면서 의사결정이 훨씬 단순하고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춘 메뉴 현지화도 성과를 냈다며, 아침 메뉴에 중국식 튀김빵 유탸오와 죽을 추가하고 닭고기 메뉴를 강화한 전략을 예로 들었다.
중국 시장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의 필요성은 모든 시장에서 통용되지만 중국은 그 규모가 워낙 커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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