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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6년간 GDP 1614조원 증발…코로나·우크라이나 전쟁·미국 관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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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6년간 GDP 1614조원 증발…코로나·우크라이나 전쟁·미국 관세 직격탄

독일경제연구소 “2020~2025년 누적 GDP 손실 9400억 유로”…2년 연속 침체
트럼프 관세·러시아산 가스 단절 여파에 독 경제 구조적 위기 심화, 국방비는 급증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독일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복합 위기 속에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지며 지난 6년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약 1614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 꼽혀 온 독일이 전쟁과 에너지 충격,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겹치며 구조적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이후 회복 실패와 장기 침체


최근 베트남의 일간지인 라오동은 코로나19 이후 독일 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지 못한 채 누적적인 성장 손실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경제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한 위축을 겪은 뒤 기대됐던 반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못했다. 생산과 소비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실질 성장률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 결과 독일은 2년 연속 기술적 침체에 빠지며 유럽 내에서도 회복 속도가 가장 더딘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충격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은 독일 경제에 결정적인 충격을 안겼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 구조가 한순간에 흔들리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화학과 철강, 자동차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서 생산 차질과 투자 축소가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경제연구소가 본 누적 GDP 손실


라오동 보도에 따르면 독일경제연구소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독일의 누적 GDP 손실이 약 9400억 유로(유로 당 원화 가치로 최근의 약 1715~1735원 내외 환율을 적용하면 약 1614조원 규모)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상적인 성장 경로를 유지했을 경우와 비교한 수치로, 독일 경제가 구조적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는 팬데믹과 전쟁, 에너지 위기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경제 회복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빼앗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관세와 통상 환경 악화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도 독일 경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도입된 관세 정책과 이후 이어진 통상 불확실성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자동차와 기계, 화학 제품 등 핵심 수출 품목이 영향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비 증액과 재정 압박


한편 독일은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 전환과 재정 운용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지 지출과 경기 부양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방비 증가까지 겹치며 재정의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독일이 성장 모델을 재정비하지 못할 경우 이번 침체가 일시적 후퇴가 아닌 장기적 구조 위기로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