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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블록체인에 올린다...선물로 '디지털 금' 주고받는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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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블록체인에 올린다...선물로 '디지털 금' 주고받는 시대 열렸다

HSBC 금 토큰 출시 2년 만에 10억 달러 돌파...ETF보다 싸고 투명
은행·자산운용·핀테크 경쟁 가열...DeFi 활용 확산에 규제가 변수
각종 스테이블 코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각종 스테이블 코인. 사진=로이터
금을 블록체인 위에 올린 '토큰화 금'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이번 설날 디지털 골드 토큰을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HSBC의 소매 금 토큰은 출시 2년 만에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은행·자산운용사·핀테크·암호화폐 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과 금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토큰화 금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SBC는 이달 초 소매 금 토큰에 디지털 선물 이전 기능을 추가했다. 이 상품은 안전한 금고에 보관된 물리적 금의 분할 소유권을 나타내며,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승인한 유일한 소매 중심 금 토큰이다. 출시 이후 2년간 거래량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토큰화 금이 접근성, 보관, 이전, 거래의 불편함을 크게 해소한다고 평가한다. 기록적인 금 가격, 분산 투자 수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화폐의 부상이 맞물리면서 이 시장의 성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

ETF보다 싸고 투명..."디지털 금의 지배적 인터페이스 될 것"


스위스 아미나 은행의 마이크 포이 최고재무책임자는 "전 세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토큰화 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은행이 5년 전 출시한 금 토큰은 지난해 하반기에 기록적인 청약을 기록했다.

포이는 토큰화 금이 "전통적인 ETF보다 비용이 낮고, 블록체인 덕분에 투명성이 높으며, 거래 마찰이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원의 다니엘 라베티 교수는 "토큰화 금이 물리적 금괴를 대체하진 않겠지만, ETF가 가격 노출의 주요 수단이 된 것처럼 거래와 포트폴리오 관리의 지배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규모의 차이는 아직 뚜렷하다. 2025년 뉴욕 팍소스(Paxos)가 발행한 금 담보 토큰 PAXG의 일일 거래량은 세계 최대 금 ETF인 GLD를 몇 배나 웃돌았다. 하지만 PAXG의 담보 금액은 약 20억 달러로 GLD의 1,70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다.

DeFi와 결합하면 이자까지..."레고 블록" 금융의 등장


토큰화 금은 단순 보유를 넘어 탈중앙화금융(DeFi)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 스타트업 테오(Theo)의 이기 이오페 최고투자책임자는 "금을 블록체인 위에 올리고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면 DeFi의 전 세계가 열린다"고 말했다.
테오는 지난달 스탠다드차타드의 토큰화 플랫폼 리베아라 지원을 받아 펀드브리지 캐피탈의 온체인 골드 펀드 기반 토큰화 금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금 소매업자들에게 재고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방식이라, 투자자들은 금 가격을 추적하면서 이자도 받을 수 있다.

이오페는 DeFi를 '레고 블록' 구조에 비유했다. 최소 투자 조건이나 복잡한 서류 절차 없이, 진정한 글로벌 구조 위에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자유롭게 쌓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이 규제·인프라로 선두..."투자자 실익이 관건"


다만 현행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물리적 담보, 자금세탁 방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DeFi 분야에서의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토큰화 금이 DeFi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신뢰할 수 있는 준비금 증명이 성공의 열쇠라는 분석이다.

홍콩은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데이비드 찬 전무이사는 "규제 명확성, 정부 지원, 시장 혁신이라는 세 가지 힘이 홍콩의 토큰화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3월까지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 그룹을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금 거래·청산·보관을 아우르는 더 넓은 금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찬은 "홍콩은 정교한 금 투자자 기반과 강력한 물리적·금융 금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며 "토큰화 금의 확산은 결국 구조의 새로움보다 투자자에게 실질적 이익을 주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