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3% 하락·소프트웨어주 30% 급락에도 블랙록 "AI 구축 오히려 가속"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설비투자 최대 74% 급증…현금흐름은 적자 경고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설비투자 최대 74% 급증…현금흐름은 적자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17일(현지 시각), "AI 설비투자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으며, 시장이 놓치고 있는 가치가 곳곳에 숨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최근 2주 사이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2% 가까이 밀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3% 하락했다. 자금은 에너지·소재·건설 등 이른바 실물경제 업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943조 원 투자, 거품인가 산업 기반인가
올해 미국 빅4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는 AI 인프라에 6500억 달러(약 943조 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2025년 실제 지출액인 3810억 달러(약 553조 원)보다 최대 74% 늘어난 규모다. 기업별로는 아마존이 2000억 달러(약 290조 원)로 가장 많고, 알파벳 1750억~1850억 달러(약 254조~268조 원), 마이크로소프트 약 1450억 달러(약 210조 원), 메타 1150억~1350억 달러(약 167조~196조 원) 순이다.
문제는 이 지출이 현금흐름을 직격한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약 170억 달러(약 25조 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 적자 규모를 280억 달러(약 41조 원)로 더 크게 봤다. 알파벳의 경우 피버틀 리서치는 잉여현금흐름이 2025년 733억 달러(약 106조 원)에서 올해 82억 달러(약 12조 원)로 90% 가까이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 25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고, 아마존도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시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역대 최다 비율의 응답자가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에 지나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AI 거품이 현재 시장의 최대 위험으로 꼽혔다.
"소프트웨어주 급락은 과잉반응…저평가 종목 가려내야"
블랙록의 투자 전략 연구 부서인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를 이끄는 장 보아뱅 대표는 17일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몇 달 전 시장은 AI가 실재하는지조차 논쟁했다. 지금은 AI를 사업 모델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본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AI 투자를 더 불러온다고 풀어 설명했다. AI가 기존 산업을 뒤흔들 것이라는 공포가 퍼지자,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AI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투자자들이 '누가 이길지 가리자'며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 자체가, 결국 AI 설비 구축에 돈을 더 쏟아야 한다는 논리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승자를 골라내려는 시장의 움직임이, 오히려 AI 대규모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보아뱅 대표는 짚었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켄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도 "지금 시장은 아이 목욕물 버리다 아이까지 버리는 격"이라며 전력·에너지·주택건설·메모리·광자학(포토닉스) 업종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우량주도 역발상 매수 대상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브라이언 노왁 이사는 알파벳의 설비투자가 2027년에는 2500억 달러(약 362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지출 압박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골드만삭스 추정에 따르면 올 들어 S&P500은 세계 주요 비미국 주식 벤치마크인 MSCI ACWI 대비 1995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 중이다.
강세장 끝 아니다…주도주만 바뀐다
프리덤 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최고 시장 전략가는 "새해 6주도 채 안 돼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그러나 AI 중심 대형주에서 다른 업종으로의 주도권 이동은 강세장이 더 오래 이어지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사이클 역사로 보면 이는 강세장 말기에 나타나는 전형적 양상이다. 장이 끝난 게 아니라 주도주가 바뀌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S&P500은 2월 들어 약 1.4%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인 VIX는 5% 올랐다. 나스닥은 지난해 10월 말 고점보다 약 6.5% 빠진 상태다.
지금 시장의 핵심 질문은 하나다. 수백조 원을 들여 쌓는 AI 인프라가 언제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느냐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AI 설비투자 증가율을 해마다 실제보다 훨씬 낮게 예측해왔다. 월가 전문가들은 2024년 AI 설비투자 증가율을 19%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54%, 2025년에도 22% 예상에 64%로 마감됐다. 해마다 실제치가 예측치의 두 배를 웃돈 셈이다. 올해 시장이 "AI에 너무 많이 쓴다"며 공포에 질려 있지만, 이 패턴대로라면 지금의 6500억 달러(약 943조 원)조차 나중에 보면 오히려 적게 잡은 수치일 수 있다. 간단히 말해, AI 투자 공포는 과잉반응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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