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포화에 ‘가스 발전소’ 직조… 탄소 중립 대신 ‘AI 생존’ 택한 실리콘밸리
공공재의 사유화 논란 속 요금 전가 우려… 한국 반도체·전력 설비 업계엔 ‘역대급 기회’
공공재의 사유화 논란 속 요금 전가 우려… 한국 반도체·전력 설비 업계엔 ‘역대급 기회’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에너지 분석기관 클린뷰(Cleanview)의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미국 전역에서 공공 전력망을 거치지 않는 ‘오프 그리드(Off-grid)’ 방식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소 47개 이상 가동 중이다. 이는 AI 연산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가 국가 기간망에서 탈피해 스스로 ‘전력 회사’가 되는 길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이미지 확대보기데이터센터 ‘전력 독립’ 현황, 뉴욕시 소비량 압도
과거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꽂아 쓰는 ‘가전제품’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독립 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향후 10년 내 미국의 에너지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산업 조사기관 클린뷰(Cleanview)가 규제 당국 서류와 허가증 등을 분석한 결과, 텍사스·펜실베이니아·와이오밍·오하이오 등 미국 전역에서 이와 같은 ‘그림자 전력망’ 프로젝트가 최소 47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시설이 승인받은 발전 용량은 뉴욕시 전체 전력 소비량을 여러 번 충당하고도 남는 규모다.
“환경보다 속도”… 탄소 중립 약속 저버린 실리콘밸리의 역설
이번 ‘그림자 전력망’ 열풍의 이면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뼈아픈 타협이 숨어 있다. 그동안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외치던 이들이 24시간 중단 없는 AI 서버 가동을 위해 탄소 배출의 주범인 천연가스로 눈을 돌린 것이다.
지가 샤 전(前) 미국 에너지부 국장은 “무제한의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라도 전력망 도움 없이 100%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공학적으로 매우 난해한 과제”라며, 현재의 무분별한 가스 발전소 건설이 “뒷마당에 고철 발전기를 늘어놓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가스 터빈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기업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구형 설비까지 무차별적으로 도입하며 탄소 배출량을 급증시키고 있다.
규제 완화의 그림자… 공공 요금 인상과 ‘에너지 양극화’
웨스트버지니아주 주민 아미 마골리스는 “주민 통제권이 완전히 박탈된 상태에서 거대 가스 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며 “이것은 투기적인 골드러시일 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빅테크가 발전 장비를 싹쓸이함에 따라 기존 전력사들의 설비 교체 비용이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일반 소비자의 요금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기업에 주는 메시지, ‘전력 인프라’가 제2의 반도체다
미국의 이러한 ‘그림자 전력망’ 구축 열풍은 한국 산업계에 양날의 검이다. 우선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는 단기적으로 거대한 기회의 장이 열렸다. 미 현지 전력망이 포화 상태인 만큼, 독립형 발전소에 들어가는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 설비 수요는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을 보일 정도로 폭발적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AI 소프트웨어나 반도체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에너지 인프라 밸류체인’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가스 발전 중심의 오프 그리드 전략이 좌초될 위험성도 상존한다. 이에 따라 향후 소형모듈원전(SMR)이나 고효율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침투 속도가 향후 수익률의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전력 수급 상황은 “AI 승패가 알고리즘이 아니라 전력 확보 속도에서 결정된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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