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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인도에 4조 원대 ‘반도체 만리장성’…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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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인도에 4조 원대 ‘반도체 만리장성’…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흔드나

타타와 손잡고 아삼에 30억 달러 OSAT 거점 구축… ‘포스트 차이나’ 전략 정조준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현지 양산,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 다변화’ 수요 흡수
2026년 가동 목표, 삼성 ‘엑시노스 오토’와 자동차 반도체 시장서 격돌 예고
글로벌 팹리스 공룡 퀄컴이 인도 최대 기업 타타와 손잡고 30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 아삼주에 반도체 후공정 거점을 구축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팹리스 공룡 퀄컴이 인도 최대 기업 타타와 손잡고 30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 아삼주에 반도체 후공정 거점을 구축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팹리스 공룡 퀄컴이 인도 최대 기업 타타와 손잡고 30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 아삼주에 반도체 후공정 거점을 구축한다. 이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며, 급변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퀄컴 테크놀로지스와 인도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현지시간) 인도 및 세계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첨단 자동차 모듈 제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와 맞물려, 인도를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아삼주 자기로드에 30억 달러(43400억 원)를 투자해 인도 최초의 국산 반도체 조립 및 시험(OSAT) 시설을 건설 중이며, 이곳이 퀄컴의 핵심 생산 거점이 된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기반 통합 모듈… 자동차 설계 패러다임 전환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Snapdragon Digital Chassis)’ 시스템온칩(SoC)을 기반으로 한 통합 자동차 모듈을 생산하는 것이다. 퀄컴 오토모티브 모듈은 핵심 반도체와 필수 시스템 부품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턴키 솔루션이다.

나쿨 두갈 퀄컴 테크놀로지스 자동차·IoT 부문 그룹 총괄 책임자는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빠르게 전환함에 따라 통합 모듈 아키텍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타타 일렉트로닉스의 제조 역량을 통해 주요 지역의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라고 이번 협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모듈은 ▲자동차 내부의 운전 공간을 디지털화한 시스템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차량 내 디지털 서비스 체계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인터넷·스마트 기기·클라우드 서비스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커넥티비티 ▲지능형 차량 시스템을 포괄한다. 완성차 업체는 이 모듈을 도입함으로써 독자적인 시스템 설계 부담을 줄이고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인도발 공급망 재편…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결정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한다. 사비 소인 퀄컴 인도 사장은 인도 현지 제조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OEM) 업체들에게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속에서 제조 거점을 분산하려는 차이나 플러스 원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과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아삼 시설은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산업 부품을 두루 생산하며 인도의 반도체 자립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K-반도체의 숙제, 고부가가치 패키징 vs 원가 경쟁력


이번 퀄컴과 타타의 결합은 한국과 대만이 주도해온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 인도가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초첨단 패키징에 집중하는 사이, 인도는 타타를 앞세워 자동차·IoT용 미드엔드 패키징 시장을 선점하며 글로벌 OEM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퀄컴이 선택한 통합 시스템 패키징(ISP)’ 기술은 국내 중소 OSAT 업체들과의 시장 경합이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반도체 전문가는 퀄컴이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의 차량용 프로세서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한국 기업들은 칩 성능을 넘어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한 통합 솔루션 경쟁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 지형도는 인도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가 기술적 우위를 넘어 지정학적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어떻게 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