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도시 97% 연결 완료… 거대 철도 기업들 동남아·중앙아시아로 눈 돌려
‘자본 집약적 외교’의 정점… 부채 함정·정치적 리스크는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
‘자본 집약적 외교’의 정점… 부채 함정·정치적 리스크는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
이미지 확대보기2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업계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철도 대기업들은 내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국내 도시 간 연결이 포화 상태에 이름에 따라 유라시아 전역을 잇는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상징하는 '철도 굴기'가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카르타에서 베오그라드까지… ‘인프라 괴물’의 영토 확장
중국은 이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와 헝가리 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 철도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의 97%가 고속철로 연결된 상태다.
국내에서 더 이상 확장할 공간이 줄어든 중국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들에 해외 프로젝트는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지가 됐다.
특히 태국 방콕과 농카이를 잇는 610km 철도가 2030년 완공되면 라오스를 거쳐 중국 본토까지 연결되는 거대 물류·여객망이 형성될 전망이다.
동남아·중앙아시아가 핵심 타깃… 말레이시아·라오스도 가세
분석가들은 라오스,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최우선 목적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통신건설이 참여한 665km 길이의 동서 철도가 2027년 운행을 앞두고 있으며,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에도 중국 자본의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
거액의 건설비와 부채 리스크… ‘실패하지 않는 프로젝트’의 조건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속철도 건설비는 킬로미터당 최소 1700만 달러(약 227억 원)에서 시작하는 자본 집약적 사업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최국의 재정 상태와 안정적인 승객 수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케냐가 매년 중국 부채 상환에 10억 달러를 지출하며 자산 압류 위기에 처했던 사례는 주최국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한 인도나 필리핀처럼 지정학적 갈등이 있는 국가들은 중국 기업을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있어, 정치적 리스크 또한 넘어야 할 산이다.
韓 철도·건설 업계 ‘글로벌 수주 경쟁’ 전략적 재편 시급
중국의 공격적인 고속철도 해외 확장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철도 및 건설 산업에 ‘표준 전쟁 및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던진다.
중국은 자금 조달 패키지를 묶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전략으로 신흥국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현대로템의 고속열차나 국가철도공단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및 수출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단순 기술 수출을 넘어 ‘건설-금융-운영’을 포괄하는 패키지형 진출이 필수적이다.
많은 국가가 중국 자본에 의한 부채 누적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은 주최국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민관협력사업(PPP) 모델과 현지 인력 양성, 기술 이전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야 한다. 특히 고속철도 도입이 부담스러운 국가에는 한국의 강점인 ‘기존 선로 개량 및 신호 시스템 현대화’ 등 실용적 대안을 제시하며 신뢰를 쌓는 전략이 유효하다.
중국 주도의 고속철도망이 유라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촘촘히 잇게 되면 글로벌 물류 경로가 근본적으로 변한다. CJ대한통운 등 국내 물류 대기업들은 철도와 연계된 동남아 내륙 물류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철도-해운-항공을 잇는 복합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중국 철도 굴기의 파급 효과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영리한 대응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