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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복심’ 워시, 연준 내 매파 반란에 ‘금리 인하’ 족쇄 채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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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복심’ 워시, 연준 내 매파 반란에 ‘금리 인하’ 족쇄 채워지나

‘트럼프표 저금리’ 가로막는 연준 벽… 케빈 워시 지명자, 3.5% 금리 사수파와 정면충돌 예고
AI 생산성 혁명 앞세운 ‘워시 노믹스’, 3%대 끈적한 물가와 견고한 고용 지표에 설득력 약화
‘그림자 의장’ 파월의 잔류와 상원 인준 난항… 취임 전부터 ‘식물 의장’ 우려 확산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 사진=로이터
세계 시장은 트럼프의 입케빈 워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키를 잡으면 즉각적인 금리 인하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작 연준 내부의 통계와 심리는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지난 21(현지시각) 배런스 등 주요 외신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5월 취임을 앞둔 워시 지명자는 백악관의 완화 요구와 연준 정책 결정권자들의 매파적 돌변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숫자로 본 연준의 변심과 경제 펀더멘털


최근 연준 내부 분위기는 지난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완화 기조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담긴 핵심 수치들은 워시 지명자가 마주할 거대한 벽을 실증한다.

연준 내부에서는 현재 3.50%~3.75% 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금리 동결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약 3%를 기록하며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근원 서비스 가격의 경직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고용 시장 또한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지난 1월 신규 고용은 13만 명을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4.3%로 집계되어 경기 침체 신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연준 내 강경 매파 세력이 득세하면서, 일부 위원은 향후 정책 방향에 '금리 인상' 문구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통화 긴축 선호 분위기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AI 낙관론 vs 데이터 신중론의 정면충돌


워시 지명자의 핵심 논리는 공급측 혁명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발 생산성 향상과 규제 완화가 비용을 낮춰, 경기 하강 없이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성장·저금리 기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이론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금융권 거시경제 전문가는 "워시의 논리는 미래 가치에 기반한 가설일 뿐, 현재 3%대에 갇힌 물가 지표를 뚫고 금리를 내리기엔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워시가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자신의 이론을 경제적 근거로 증명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설득에 실패할 경우, 연준 의장의 권위는 시작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림자 의장파월과 정치적 뇌관


워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인위적인 내부 권력 투쟁가능성이다.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며 이른바 그림자 의장노릇을 할 경우, 워시는 이사회 장악에 난항을 겪게 된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최고조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파월 의장 관련 조사 종결을 조건으로 인준 보류를 선언하는 등 돌발 변수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현미경 검증까지 더해지면 인준 과정 자체가 정치적 잔혹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워시 지명자의 성패는 데이터정치사이의 줄타기에 달렸다. 만약 물가가 예상만큼 빠르게 떨어지지 않는데도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금리 인하를 강행한다면, 연준의 독립성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대로 매파적 위원회에 동조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저격을 피할 길이 없다. 2026년 봄, 세계 경제의 향방은 워시가 이 거대한 모순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달려 있다. 금리 향방을 주시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되살아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