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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AI 반도체 살릴 최후의 카드…칩 심장에 냉각수 직접 쏘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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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AI 반도체 살릴 최후의 카드…칩 심장에 냉각수 직접 쏘는 구글

침수 금기 깬 1,000와트 지옥불 제어 시스템…엔비디아도 못한 발열 난제 해결
반도체 위에 물 쏟는 구글의 도박…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바꿀 스프레이 혁명
2023년 2월 17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인쇄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2월 17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인쇄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반도체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전 세계 테크 기업들은 거대한 장벽에 직면했다. 바로 열이다. 아무리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춘 칩이라도 스스로를 태워버릴 정도의 열을 제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지금까지는 팬을 돌리는 공랭식이나 칩 겉면에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수랭식이 주류였지만, 인공지능(AI) 연산량이 폭증하면서 발생하는 1,000와트(1kW) 이상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인류는 반도체의 겉면이 아닌 심장을 직접 공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 전문 매체들이 여러 아티클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구글은 반도체 칩 표면에 냉각액을 직접 분사하는 ‘다이렉트 투 칩 스프레이(direct-to-chip spray)’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술은 칩과 방열판 사이에 존재하던 물리적 층을 제거하고 미세한 노즐을 통해 칩 위에 직접 특수 냉각액을 뿌리는 방식이다. 열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즉각적인 기화가 일어나며 열을 앗아가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냉각 효율이 수배 이상 높다. 구글의 이러한 시도는 데이터센터의 냉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칩의 클록 속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반도체 혈관 속에 냉각수를 흘리는 나노 유로 에칭


칩 표면의 직접 분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기술은 반도체 내부 자체를 냉각 통로로 만드는 방식이다. 칩 내부 나노 단위 미세 유로 에칭 기술은 실리콘 웨이퍼 내부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한 관을 새겨 냉각수가 칩 안을 직접 흐르게 한다. 이는 반도체 설계 자체가 냉각 시스템과 하나로 통합됨을 의미한다. 연산이 집중되는 핫스팟 바로 아래로 냉각수가 지나가게 함으로써 열 전달 경로를 최소화하고 온도 편차를 없애 칩의 안정성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다.

온도 변화를 흡수하는 상변화 소재의 마법

냉각의 또 다른 축은 열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소재의 혁신이다. 상변화 소재 기반 차세대 히트스프레더는 고체에서 액체로 혹은 그 반대로 상태가 변할 때 막대한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성질을 활용한다. 연산 부하가 급증하여 온도가 올라가면 소재가 열을 흡수하며 상변화가 일어나고 부하가 줄어들면 다시 열을 내보내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는 칩이 예측 불가능한 연산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완충해주는 열적 버퍼 역할을 수행한다.

반도체 패키징 라인의 방수와 내부식 설계 표준화


칩 위에 액체를 직접 뿌리거나 내부에 흘려보내게 되면서 기존의 반도체 공정 표준은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패키징 라인에서는 액체 접촉에 대비한 방수 설계와 화학적 부식을 막는 내부식 설계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반도체 패키지 자체가 냉각 계통을 내재화한 하나의 밀폐 시스템으로 진화함에 따라 후공정의 가치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이제 패키징은 단순히 칩을 보호하는 껍데기가 아니라 생존을 책임지는 냉각 장치 그 자체가 되었다.

열역학적 한계를 극복한 초고밀도 연산의 실현


새로운 냉각 패러다임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반도체의 집적도를 물리적 한계 너머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발열 문제로 인해 칩을 겹겹이 쌓는 3D 적층에 제한이 많았으나, 내부 유로와 상변화 소재가 결합되면서 적층된 칩 사이사이의 열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동일한 면적에서 연산 밀도를 수십 배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되며, 인공지능 모델의 크기가 거대해질수록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하드웨어적 해법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 낭비 없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의 미래


이 같은 냉각 패러다임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효율 혁명으로 이어진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의 상당 부분이 냉각 시스템 가동에 쓰이고 있는 현실에서 칩 단위의 정밀 냉각은 전체 전력 효율을 수십 퍼센트 개선할 수 있다.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님에도 냉각 기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발열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기업만이 인공지능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