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록적으로 긴 연두교서에서 내놓은 주택 정책, 관세 정책, 균형재정 공약 등을 25일 수치로 검증했다.
◇ “집값 낮추면서 자산가치 유지” 가능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구매자의 부담을 낮추면서도 기존 주택 소유자의 자산가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위 주택 가격은 약 40만5000달러(약 5억8400만 원)로 2019년의 32만7000달러(약 4억7200만 원)보다 크게 올랐다.
그러나 주택 가격을 낮추는 것은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는 불리하다. 여론조사·시장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주택 자산은 미국 주택 소유자의 순자산 가운데 중위값 기준 45%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 하락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01%로 1년 전 6.85%보다 낮아졌다. 질로우 분석에 따르면 금리 하락과 소득 증가 덕분에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 구매력은 1년 전보다 약 3만 달러(약 4330만 원) 높은 주택을 살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다만 미국은 약 400만 채의 주택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자산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왔지만, 경제학자들은 공급 확대가 가격 상승 속도를 완화할 수는 있어도 급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관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택은 전체의 3% 미만이지만 애틀랜타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서 조지프 기우르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기관투자자의 임대가 금지될 경우 매물 공급이 1~2% 늘어날 수 있지만 임대 시장 축소로 임대료는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 “관세로 소득세 대체” 수치상 격차 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소득세를 관세 수입으로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수 규모를 보면 격차가 크다.
UCLA 세금정책 교수이자 바이든 행정부 재무부 출신인 킴벌리 클라우징은 WSJ와 한 인터뷰에서 “현실 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난 주장”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새 관세 조치로 2026년 관세 수입이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 관세의 지속 기간에 따라 세수는 달라질 수 있다.
◇ “부정수급 없애면 균형재정”도 쉽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부정수급을 없애면 “하룻밤 사이에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J. D. 밴스 부통령에게 이를 맡겼다.
미 정부책임감사원(GAO)은 연방정부가 연간 2300억~5200억 달러(약 332조~750조 원)를 부정수급으로 잃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현재 연방 재정적자는 연간 약 1조8000억 달러(약 2597조 원) 수준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켄트 스메터스 교수는 “숫자가 맞지 않는다”면서 “부정수급을 막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구상이 유권자의 경제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제시됐다고 전했다. 비당파 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6%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 평가는 약 40%에 그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