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전기차 적자 71조 원 쏟아붓고 내연기관으로 퇴각
보호무역 온실 속 저가 모델 공백이 중국의 진입로 될 것이라는 경고 나와
보호무역 온실 속 저가 모델 공백이 중국의 진입로 될 것이라는 경고 나와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효과의 이중성, “지금은 반등, 나중은?”
지난달 포드 디트로이트 공장을 직접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고 내연기관을 되살렸다며, 25% 수입 자동차 관세와 환경 규제 완화를 부흥의 핵심으로 꼽았다. 시장은 환호했다. 지난 1년간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75%, 포드는 50% 가까이 치솟았다. GM은 60억 달러(약 8조5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그 낙관론 뒤편의 실상은 냉엄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각)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3사가 지난 6개월 사이 전기차 개발·생산 부문에서만 500억 달러(약 71조4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장부에 반영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에서만 최대 45억 달러(약 6조4300억 원)의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주가 상승이라는 단기 처방 이면에서 구조적인 출혈은 멈추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비싼 차'만 남겨놓은 공백...중국이 노리는 진입로
디트로이트 3사가 직면한 더 심각한 문제는 상품 구조의 양극화다. 포드의 경우 미국 내 판매 차종 중 일반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고가의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중산층이 신차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고 있는 '자동차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이유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연구가인 글렌 머서는 "디트로이트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0년 29%에서 현재 13%까지 떨어졌다"며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 이전에 미국 국내 자동차 산업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빈자리가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겐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업체들의 미국 내 공장 설립에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중국 경쟁사가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경우 그 결과는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라는 온실에 안주한 미국차가 국내 시장조차 지켜내기 어렵게 되는 역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갈림길에 선 GM과 포드, 배터리 전략의 방향이 다르다
위기 탈출 전략은 각사마다 다른 길을 택했다. GM은 한국 배터리 파트너사들과 공동으로 '리튬-망간-리치'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배터리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포드는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의 기술을 직접 도입하는 실용 노선을 택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3만 달러(약 4,284만 원)대 전기 픽업트럭을 포함해, 4만 달러(약 5,711만 원) 이하의 보급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컨설팅 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 자동차 부문 대표는 "과거 방식을 단순히 더 빠르고 저렴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저가형 차량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문화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복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공급망 재편을 서둘러야 하는 부품 업체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제 디트로이트의 생존은 내연기관차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얼마나 빠르게 미래차 혁신의 연료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보호무역의 온기가 식기 전에 스스로 체질을 바꾸지 못한다면, '미국산'이라는 자부심은 안방에서만 통하는 허울이 될 수 있다.
현대차·기아, 남의 위기에서 읽어야 할 교훈
디트로이트의 위기는 현대차·기아에 도전이자 기회다. 미국 자동차 통계분석기관인 GCBC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 미국에서 현대차 90만1686대, 기아 83만6802대 등 합산 183만6172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시장 점유율도 1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GM·포드가 소형 세단을 포기하고 고가 트럭에 쏠리는 사이, 현대차·기아는 세단부터 SUV·하이브리드·전기차에 이르는 풀라인업으로 그 빈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GM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 포드의 4만 달러 이하 보급형 전기차 공세가 본격화하면 현재의 가격·라인업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조지아 메타플랜트의 EREV(주행거리연장 전기차) 투입과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등 유연한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미국 3사의 반격이 구체화하기 전에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분야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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