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연료 가격이 미국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최소 2027년 중반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0달러(약 5130원)로 약 19% 상승했고 디젤 가격은 갤런당 4.86달러(약 7120원)로 28% 급등했다.
전쟁 이전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4달러(약 4310원) 수준이었는데 EIA는 이 가격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이 2027년 말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디젤 역시 2주 전 수준이었던 갤런당 3.81달러(약 5580원)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이 내년 중반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연료 가격 상승은 산업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호르무즈 해협 위기…유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
연료 가격 급등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연료 가격 상승의 영향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럭·농업·항공까지 비용 상승 확산
디젤 가격 상승은 특히 운송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밥 코스텔로 미국트럭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젤 가격이 업계에서 가장 큰 비용 가운데 하나라며 대부분의 운송업체가 연료 할증료를 통해 비용 상승분 상당 부분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운송업체 피터스 브라더스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워너 대표는 “연료 할증료가 없다면 사업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며 “이 업계는 마진이 매우 얇고 지난 3년 동안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간 100만갤런 이상의 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분야 역시 연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미국 농민연맹의 지피 듀발 회장은 비료와 연료 가격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대 농장관리 교수 게리 슈니트키는 농가 예산에서 디젤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농기계 운용과 농산물 운송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송 비용과 각종 생산 투입 비용이 올라가면서 또 한 번의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항공·유통·자동차 산업도 압박
항공업계 역시 연료 가격 상승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항공유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이후 갤런당 3.95달러(약 5790원)까지 약 60% 급등했으며 이후 3.67달러(약 5380원) 수준으로 일부 하락했다.
항공사 운영 비용에서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연료 가격 상승이 1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항공권 가격 인상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물류 비용 상승과 소비 여력 감소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시미언 거트먼 유통 애널리스트는 특히 농촌 지역에 점포가 많은 유통업체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저소득층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자동차업체 주가도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대형 픽업트럭과 SUV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리티 산업분석 책임자는 “주유소에서 느끼는 부담은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하지 않다”며 “저소득 가구일수록 연료 지출 비중이 높고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적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료 가격 상승의 최종 영향은 전쟁 지속 기간과 추가적인 긴장 고조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