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노동자 이직 감소…“노동시장 자신감 약화 신호”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노동자 이직 감소…“노동시장 자신감 약화 신호”



지난 2024년 7월 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바이오테크 산업단지에서 한 건설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7월 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바이오테크 산업단지에서 한 건설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노동자들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기존 일자리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기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나는 비율은 노동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지는데 최근 이 지표가 크게 낮아졌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자발적 퇴직률은 2% 수준에 그쳤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는 향후 1년 안에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 비율이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구직 플랫폼 인디드의 로라 울리치 북미 경제연구 책임자는 “직장을 잃을 가능성 자체가 크게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실직하면 새 일자리를 찾는 확률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채용과 이직이 모두 적은 산업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며 정부 부문, 금융업, 제조업 등은 퇴직률이 1.5%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 둔화 속 ‘자리 지키기’ 확산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의료 분야를 제외하면 신규 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구조적 고용 변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기존 직장을 유지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실업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신규 채용이 줄어든 가운데 기존 노동자들까지 직장을 떠나지 않으면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기준 미국에서는 실업자 1명당 일자리 수가 0.94개에 그쳤다. 2022년 노동시장이 과열됐던 시기에는 실업자 1명당 약 2개의 일자리가 존재했다.

◇이직 임금 프리미엄도 감소

노동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이 채용 시장에서 우위를 갖게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지역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구직자 수가 늘어났으며 일부 경력직 노동자들이 초급 직무에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노동 공급이 수요를 계속 웃돌고 있다고 밝혔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도 대기업 채용 속도가 둔화되면서 자격을 갖춘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직 시 임금 상승 폭도 줄어들고 있다. 급여 관리업체 ADP 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옮긴 노동자의 임금 상승 프리미엄은 올해 2월 기준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노동자들이 더더욱 현재 직장에 머무르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결국 노동시장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신규 구직자의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