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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이란戰 여파에 해운시장 ‘무법지대’…운임 최대 4배 급등·컨테이너 임의 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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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이란戰 여파에 해운시장 ‘무법지대’…운임 최대 4배 급등·컨테이너 임의 하역



유조선들이 지난 2018년 12월 2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조선들이 지난 2018년 12월 2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과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사실상 ‘무법지대’처럼 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운사들이 추가 비용을 대폭 부과하고 화물을 목적지가 아닌 제3국 항구에 내려놓는 사례가 잇따르며 물류 혼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으로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무법지대’와 같은 상황에 놓였으며 해운사들이 수천달러 규모 추가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호르무즈 사실상 봉쇄…예약 중단·우회 운송 확산

이란의 공격과 홍해 지역 후티 반군 위협이 겹치며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주요 해운사들은 운송 예약을 중단하고 항로를 우회하고 있다.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인근 공격으로 발생한 화재도 취소와 지연을 더욱 키웠다.

세계 주요 해운사인 MSC, 머스크, CMA CGM, 하팍로이드 등은 고객에게 가까운 항구에 화물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원래 중동으로 향하던 화물이 인도 나바셰바 항이나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 항 등 제3국 항구에 내려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운임 4배 급등…보험·연료비 동반 상승

전쟁 위험 보험료와 연료 할증료 상승으로 일부 항로에서는 컨테이너 운임이 최대 4배까지 급등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북유럽으로 향하는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임은 지난주 1618달러(약 241만원)로 전주 대비 11% 상승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의 약 8000달러(약 1192만원) 수준보다는 낮다.

반면 걸프 지역 노선은 급등세가 두드러진다. 영국에서 제벨알리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은 기존 약 1500달러(약 224만원)에서 현재 약 6000달러(약 894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여기에 육상 운송비, 보관료, 항만 비용, 수입 수수료 등이 추가되면서 컨테이너당 추가 비용이 수천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혼란 확산…식품·가전 업계 직격탄

유럽 신선식품 단체 프레시펠의 필리프 비나르는 “중동 수출이 집중되는 시기에 물류 차질이 심각하다”며 “항구에 도착한 뒤 육상 운송과 통관까지 모두 어려워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업체 베코의 하칸 불굴루 최고경영자(CEO)는 해운업계를 “사실상 과점 구조이며 매우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냉장 컨테이너는 중동 인접 지역까지 운송된 뒤 트럭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으며, 할랄 육류 운송을 위한 살아있는 가축 수송도 새로운 경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3200척 발 묶여…“코로나보다 더 심각” 평가도

전 세계 물동량의 약 90%가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이 가운데 약 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약 3200척 선박이 걸프 해역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기업들은 현재 상황이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걸프 지역이 사실상 닫히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연쇄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해운사들은 연료 가격 급등에 대응해 TEU당 160달러(약 24만원)에서 400달러(약 60만원) 수준의 추가 할증료도 도입했다.

머스크는 고객과 협의해 임시 보관이나 육상 운송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고 CMA CGM은 일부 화물을 트럭으로 운송하는 방식으로 물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