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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정체, 비야디의 질주"… 유럽 전기차 시장 주도권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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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정체, 비야디의 질주"… 유럽 전기차 시장 주도권 바뀌나

비야디, 2개월 연속 테슬라 추월… 전년 대비 162% 판매 급증하며 격차 확대
모델 Y '주니퍼' 투입에도 테슬라 성장 정체… 머스크 리스크·저가 모델 부재가 발목
뉴 테슬리 모델 Y(New Tesla Model Y).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뉴 테슬리 모델 Y(New Tesla Model Y). 사진=테슬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상징이었던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중국의 강자 BYD(비야디)가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에도 BYD가 테슬라의 등록 대수를 앞지르며 2개월 연속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가 신모델 투입과 공장 재정비를 마친 상태임에도 성장률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반면, BYD는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 회사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24일(현지시각) 일렉트렉이 보도했다.

◇ 숫자 점검: 폭발적 성장 vs 뼈아픈 정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CEA) 및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2월 유럽 광역 시장(EU+EFTA+영국)에서 BYD와 테슬라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BYD는 2월 한 달간 1만7954대를 등록하며 전년 동기(6,844대) 대비 162% 폭증했다. 1월(18,242대)에 이은 꾸준한 고물량 공급으로, 단순한 반짝 특수가 아님을 증명했다.

테슬라는 1만7664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8% 성장에 그쳤다. 수치상으로는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2월이 모델 Y '주니퍼' 생산을 위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성장 정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1~2월 누적 등록 대수에서 BYD(36,069대)는 테슬라(2만5753대)를 1만대 이상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 ‘주니퍼’ 효과 미미… 테슬라를 외면하는 유럽


테슬라는 지난해 모델 Y의 리프레시 버전인 '주니퍼'를 준비하며 겪었던 부진을 올해 말끔히 씻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공장이 문을 닫았던 작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겨우 2000대 늘어난 것은 유럽 내 브랜드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독일(-48%), 스웨덴(-67%) 등 주요 국가에서의 판매 급감은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과 그에 따른 논란이 유럽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 시장이 요구하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소형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한 점도 뼈아픈 실책으로 꼽힌다.

◇ BYD, 촘촘한 딜러망과 가성비로 유럽 심장부 공략


반면 BYD는 유럽 내 딜러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BEV)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가격대의 제품군이 유럽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테슬라가 주춤하는 사이 유럽 전기차 시장 전체 점유율은 15.2%에서 18.8%로 상승했다. 프랑스(+38.5%)와 독일(+26.3%) 등 주요국 시장 성장은 테슬라가 아닌 BYD와 현지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유럽 시장에서 벌어지는 미·중 전기차 대전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던져준다.

BYD의 성공 비결은 결국 가격 대비 성능이다. 현대차·기아가 추진 중인 캐스퍼 EV 등 보급형 모델의 유럽 투입 속도를 높여 중국산 공세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BYD의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이 유럽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및 부품사들은 유럽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물류비 절감과 보조금 혜택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의 사례에서 보듯, CEO 리스크나 정치적 이슈가 판매에 직결될 수 있다. 한국 브랜드는 '신뢰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는 감성 마케팅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