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이 법률·금융·회계 등 전문직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에서는 ‘신뢰’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들이 AI 도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정확성과 책임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결과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은 올해 들어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에이전트’형 도구를 출시했다. 이들 도구는 변호사, 은행가, 회계사 등의 업무를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모든 산업이 동일하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와 책임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AI 성능보다 신뢰성과 검증 가능성이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티브 해스커 톰슨로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법률, 세무, 감사, 컴플라이언스 같은 신탁 기반 직종에서는 단순히 업무 속도를 높이는 것 이상이 요구된다”며 “결과가 권위 있고 추적 가능하며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거의 맞다’는 부족…고위험 영역선 인간 역할 유지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법률이나 금융처럼 결과 오류에 따른 책임이 큰 분야에서는 AI가 완전한 대체 수단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해스커 CEO는 “법정이나 이사회, 감사 환경에서는 ‘거의 맞는’ 결과는 충분하지 않다”며 “신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이버보안 업계에서도 AI가 코드 취약점을 탐지하는 데는 강점을 보이지만 실제 대응과 판단에서는 인간 전문가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 ‘플러그인’ 확산…기존 산업 완전 대체는 어려워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기반으로 계약 검토, 재무 분석, 채용 심사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는 플러그인 형태의 도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도구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지만 기존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기반 인프라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장밥티스트 브리앙 Hg캐피털 공동 최고경영자는 “AI 플러그인은 기업 고유 데이터와 시스템, 규제 환경, 네트워크 효과 등을 대체할 수 없다”며 “이것이 기존 기업의 방어력”이라고 설명했다.
◇ 일부 산업은 ‘직격탄’…고객 서비스·마케팅 위기
반면 규제가 덜하고 공개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는 AI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객 서비스 소프트웨어, 데이터 집계 서비스, 마케팅 콘텐츠 기업 등은 자동화로 인해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도 AI 도입에 따라 산업별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빅터 엥글레손 EQT파트너스 파트너는 “기술 자체는 매우 강력하다”며 “누가 이 가치를 가져갈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 “AI는 보조 수단”…완전 대체보다 공존 전망
일부 기업은 AI를 핵심 시스템에 직접 연결하는 대신, 결과 검증과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샘 존스 컴페어더마켓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I를 그대로 보험 시스템에 연결하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가격이나 약관 등에서 잘못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 역시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보조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캐서린 우 앤트로픽 제품 총괄은 “AI가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슈퍼 앱’이 되는 것은 과도한 목표”라며 “기존 시스템과 결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