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첨예하게 갈린 인준 표결…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논란 수면 위로
오는 6월 17일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주재… 금리 동결·인상 가능성까지 거론
오는 6월 17일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주재… 금리 동결·인상 가능성까지 거론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CNBC와 CNN·NPR 등 주요 외신은 13일(현지 시각) 상원이 케빈 워시(56)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54대45로 인준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표결은 연준 의장 인준 사상 가장 첨예하게 당파가 갈린 투표로 기록됐으며, 워시는 제롬 파월의 뒤를 이어 현대 금융사에서 11번째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다.
역대 최소 표차 인준, 한 표 건너온 민주당
상원 표결은 거의 완전한 당파 투표로 마무리됐다. 민주당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존 페터먼 단 한 명만이 공화당 편에 서며 인준에 찬성했다.
인준 과정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워시를 트럼프의 '꼭두각시'라고 공개 비판하는 등 인준 청문회 내내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쏟아졌다.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를 지냈으며, 당시 역대 최연소 이사로 기록됐다. 그는 벤 버냉키 전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금융위기 수습을 함께 이끌었으나, 위기 이후 연준이 대규모 자산 매입(양적 완화) 정책을 과도하게 밀어붙인다는 소신을 이유로 2011년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연준 통화정책을 꾸준히 비판해온 그는 지난해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금리 인하에 동조하는 인물로 평가받지만, 취임과 동시에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난관에 직면했다.
금리 인하는 '희망 사항'…물가 3.8% 3년 만의 최고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 운항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값이 급등한 것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에드워드 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매캔은 "데이터가 신임 연준 의장 워시에게 불리한 배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첫 몇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아가 2026년 내내 연준을 관망 기조로 묶어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전반에서는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을 97%로 보고 있으며, 남은 2026년 동안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3.50~3.75%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4월 FOMC에서는 위원 세 명이 다음 행보로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워시의 의장직 첫 도전 과제는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연준이 금융시장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소신을 오랫동안 밝혀 왔는데, 이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수십조 달러 규모로 불어난 자산 매입 정책이 오히려 연준의 독립성을 갉아먹는다는 논리에서 비롯된다.
파월은 이사로 잔류…6월 17일 첫 FOMC가 시험대
파월은 의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 임기가 2년 남아있어 연준 이사회에 그대로 남는다. 그는 조용히 행보를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금리를 결정하는 12인 위원회 투표권은 계속 유지한다. 현대 연준 역사에서 전임 의장이 이사로 잔류하는 것은 약 80년 만의 일이다.
워시는 독립성을 둘러싼 유례없는 정치적 압박 속에서 연준을 이끌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임명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연준 이사 리사 쿡을 해임할 수 있는지를 놓고 연방 대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것도 변수다.
CNN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두 번의 임기를 통틀어 역대 최고 불만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할수록 워시도 파월이 겪었던 것과 같은 정치적 충돌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월가 안팎에서 나온다.
워시의 첫 FOMC 회의는 오는 6월 16~17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 경제 컨트롤타워를 새로 쥔 그가 물가 안정과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두 개의 난제를 동시에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