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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격추' 논란… 호르무즈 프리미엄에 삼성·LIG D&A 방산 시나리오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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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격추' 논란… 호르무즈 프리미엄에 삼성·LIG D&A 방산 시나리오 바뀐다

이란 신형 SAM '아라시' 주장… 서방 정밀 제공권의 운용 취약성 노출
비대칭 방공망, 해상 운임 자극하고 국산 방산 무기 부품·완성품 지형 흔든다
미국 공군의 첨단 무인 정찰기 MQ-9 리퍼가 이란의 국산 신형 이동식 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공군의 첨단 무인 정찰기 MQ-9 리퍼가 이란의 국산 신형 이동식 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공군의 첨단 무인 정찰기 MQ-9 리퍼가 이란의 국산 신형 이동식 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동 내 정밀 제공권을 장악해 온 서방 군사 교리가 저비용 게릴라 방공망에 운용 취약성을 노출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드론 성능의 한계를 환기하는 동시에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자극해 원유 수급과 글로벌 물류망에 장기적인 부담을 줄 전망이다.

플랫폼 시스템과 단일 타격의 대결… 전장 경제학의 구조적 비대칭성


중동 무대에서 발생한 이번 격추 사건의 핵심은 이란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이동식 방공 시스템 '아라시 에 카만기르(Arash-e Kamangir)'다. 다만 해당 체계의 구체적 제원과 실전 배치 여부는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실체보다 ‘팝업 SAM’이라는 운용 개념 자체가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알자지라(Al Jazeera)의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케슘섬 상공을 비행하던 미군 MQ-9 리퍼를 이 시스템으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공식 확인을 유보했으나, 서방 정보기관과 싱크탱크들은 이란이 고정식 레이더 기지에 의존하던 기존 S-300 체계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이동성과 은폐성을 극대화한 신형 시스템으로 전술을 전환한 결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호라이즌 인게이지의 보안 분석가 알렉스 알메이다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 시스템이 전통적인 레이더 유도 방식 대신 열추적이나 광학 유도 방식을 채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형 레이더 전파를 발산하지 않아 사전 탐지가 어려운 '팝업(Pop-up) SAM' 형태로 운용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1대당 약 400억 원에 달하는 MQ-9 리퍼와 수천만 원짜리 미사일의 가격 대결을 넘어선다. 센서, 데이터링크, 위성 통신망이 결합한 고가 플랫폼의 '시스템 비용'이 저가 SAM의 '단일 타격 비용'에 저지당한 구조적 비대칭성을 보여준다. 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탐지-추적-요격 체계 전체의 비용 구조를 뒤흔드는 비대칭 리스크가 재부각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킬체인 압축에 대응하라… 삼성·LIG가 쥘 방산 공급망의 열쇠


이러한 전술적 변화는 저피탐 플랫폼이라 할지라도 저고도 및 근접 구간에서는 기습적인 팝업 SAM에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스텔스 성능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적의 방공망이 탐지에서 교전까지 걸리는 시간인 '킬체인 압축(Detection-to-Engagement time)'을 시도할 때 대공 위협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시간이 극도로 단축되는 문제다.

이에 따라 한국형 전투기 KF-21이나 국산 무인기 유무인 복합체계(MUM-T)의 글로벌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한 한국 방산 공급망의 역할이 두 갈래로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완성형 무기 체계를 공급하는 LIG D&A는 가성비 높은 국지 방공망 수요를 흡수하며 천궁-II, L-SAM 등 국산 방공 시스템의 중동 추가 수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가·고정형 방공망 대신 기동성과 분산 배치가 가능한 ‘가성비 방공망’ 선호가 확대되는 수요 구조 변화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장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 인프라 분야에서 숨은 수혜주로 꼽힌다.

팝업 SAM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전자전(EW) 재밍으로 대응하려면 초저지연 연산을 지원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HBM은 다중 표적을 동시에 추적·식별하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AI 반도체는 전자기 신호의 분류와 재밍 최적화에 활용되며 전장 대응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다. 완성품과 첨단 부품 생태계가 결합해 리스크를 상쇄하는 구조다.

지경학적 프리미엄 분출과 해상 운임 변동성


단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국제 유가의 단순 상승을 넘어 '호르무즈 리스크 프리미엄'을 금융 시장에 주입하는 촉매가 된다. 이 항로는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요충지다. 이란이 이동식 방공력을 과시함에 따라 미국의 군사적 억제력 작동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해상 보험료와 전쟁 위험 할증료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물류비용과 가스 가격을 밀어 올리는 직접적인 도화선으로 작용한다. 다만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이나 OPEC의 증산 대응, 글로벌 수요 둔화 가능성에 따라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단기적으로 피크아웃할 가능성도 병존한다.

시차별로 접근해야 할 3대 투자 체크포인트


이번 중동발 지경학적 충격이 국내 금융 시장과 방산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파악하기 위해 투자자는 타임프레임별로 구체적인 지표를 추적해야 한다.

첫째, 단기(1~4주)간 호르무즈 리스크 프리미엄 및 해상 보험료 추이다. WTI 기준 배럴당 85달러선 돌파 여부와 함께 해상 운임 지수 변동을 확인한다. 위험 할증료가 반영되는 속도에 따라 국내 정유·화학주의 단기 마진 구조와 해운주의 주가 변동성이 결정된다.

둘째, 중기(3~6개월)간 미국 주요 방산 기업의 자본 지출(CAPEX) 및 미사일 생산량이다.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방산 대기업들의 컨퍼런스 콜에서 대공 미사일 증산 규모를 점검한다. 플랫폼 생존성 강화를 위한 자금 배정 추이를 파악해야 국내 첨단 센서 및 반도체 부품주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셋째, 장기(1~3년)간 한국 방위사업청의 전자전(EW) 예산 및 MUM-T 구조 재편이다. 정부 예산안에서 국산 무인 무기 체계의 전자전 장비 고도화 예산 비중을 점검한다. 이 자금의 증액 규모가 국내 방산주들의 중장기 기술적 생존성과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척도가 된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고가 플랫폼 중심의 ‘장비 우위’에서 실시간 탐지·대응 속도를 중시하는 ‘네트워크·킬체인 우위’로 전장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