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캐나다 잠수함 대전… 한화 '현지 공급망 육성' 대 독일 '동맹 우선 배정' 결전

글로벌이코노믹

캐나다 잠수함 대전… 한화 '현지 공급망 육성' 대 독일 '동맹 우선 배정' 결전

순수 사업비 600억 CAD 규모… 한화 파격 투자 제안에 독일 자국 해군 물량 양보하며 '2036년 납기' 맞불
마크 카니 총리 "한 달 내 결정"… 한화오션·한화에어로·LIG D&A 운명 가를 3대 관전 포인트
한국과 유럽의 거물급 방산 기업들이 순수 사업비만 600억 캐나다 달러(CAD·약 65조 원)에 달하는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두고 캐나다 안보 전시회(CANSEC 2026)에서 정면충돌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과 유럽의 거물급 방산 기업들이 순수 사업비만 600억 캐나다 달러(CAD·약 65조 원)에 달하는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두고 캐나다 안보 전시회(CANSEC 2026)에서 정면충돌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과 유럽의 거물급 방산 기업들이 순수 사업비만 600억 캐나다 달러(CAD·65조 원)에 달하는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두고 캐나다 안보 전시회(CANSEC 2026)에서 정면충돌했다.

한화오션이 총 940억 캐나다 달러(102조 원)의 현지 경제 파급 효과를 제시하며 기세를 잡자, 독일·노르웨이 연합은 자국 해군용 잠수함 인도 순서까지 양보하는 '동맹 우선 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사업의 계약 규모는 600CAD이며, 940CAD는 한화가 제시한 경제 파급 효과 추정치다.

캐나다 정부가 한 달 이내에 최종 기종을 선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수주 결과는 국내 방산 앵커 기업들의 주가 향방과 K-방산의 글로벌 수출 프리미엄 지속 여부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도산안창호함 1만 4,00km 완주… 한화, 리튬이온·지능형 에너지 관리 강조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ce Industry Europe)28(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캐나다 CPSP 수주를 위해 자사 KSS-III 잠수함의 실전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총력 공세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의 도산안창호함이 이달 23일 한국에서 캐나다 빅토리아의 에스콰이몰트 기지까지 14000킬로미터(km)가 넘는 태평양 횡단 항해를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완주한 점을 핵심 입증 자료로 제시했다. KSS-III는 디젤-전기 추진 방식에 고도화된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과 리튬 이온 배터리를 결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잠항 시간을 확보했다. 특히 '지능형 에너지 관리 체계'를 통해 전력 소비를 최적화하고, 북극해 등 3개 대양 작전에 필수적인 음향 저감 기술과 확장 가능한 무장 통합 능력을 검증받았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법인과의 협력을 골자로 하는 '-캐나다 경제 전략'도 공개했다. 조선·항공우주·에너지 등 100개 이상의 캐나다 기업과 상호 협력 협약을 맺고 수주시 600억 캐나다 달러 이상의 무역·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약속이다. 한화측은 "무기 획득을 넘어 캐나다의 주권적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장기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캐나다 정부의 'Buy Canadian' 정책에 부합하는 파격 제안을 던졌다. 현지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제안은 연간 22500명의 고용 창출과 총 940억 캐나다 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유발 효과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노르웨이 "우리 잠수함 먼저 가져가라"… 나토 연대 앞세운 반격


독일·노르웨이 연합의 반격도 거세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28일 보도를 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캐나다에 오는 2036년까지 '타입 212-CD' 잠수함 4척을 인도하겠다는 확약안을 발표하며 한화오션의 최대 강점인 '신속한 납기'를 추격했다.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는 당초 한화오션이 제시한 2035년 인도 일정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나다는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노후화가 심각해 단 1척만 가동하는 실정이라 신속한 도입이 절실하다.

이에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는 동맹국의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국 해군이 발주한 잠수함 물량을 1척씩 양보하여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기로 합의했다. 한네 울리히센 노르웨이 국방부 차관은 C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단일 해군 전력이 아닌 나토 전체의 공동 함대 역량을 강화하는 조치로 봐야 한다"며 안보 연대론을 부각했다.

유럽연합은 경제적 대안으로 알베르타주의 탄소 포집 시설 건설과 마니토바주 처칠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브 전환 등 비방산 분야를 아우르는 86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제시하며 한화오션을 압박했다.

다만, 캐나다 현지 생산 비중 요구에 따른 조선 인프라 확충 부담과 지리적 한계로 인한 향후 장기 유지·보수(MRO) 비용 구조의 불확실성은 K-방산이 넘어야 할 실질적 리스크로 꼽힌다. 캐나다의 엄격한 북극 작전 환경(Ice-class) 인증 수준 및 운용 적합성 여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캐나다 재정 당국의 예산 압박 역시 수주 막판의 핵심 변수다.

카니 총리 "한 달 내 결판"… 방산 투자자가 뽑아낸 3가지 판단 기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잠수함 선정이 단순한 군사력 확보를 넘어 국가 전략적 파트너십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한 달 이내에 기종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주 규모가 거대한 만큼 계약의 성패는 국내 방산 밸류체인 전반의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독 계약자인 한화오션뿐만 아니라 전투체계 및 무장 연계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소나 및 센서 체계를 공급하는 LIG D&A 등의 강한 주가 모멘텀이 기대된다. 반면, 수주 실패 시에는 그간 선반영된 프리미엄이 깎이는 디레이팅(De-rating·주가수익비율 하락)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방산업계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투자자들은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과 방산주 매매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평가 지표를 날카롭게 주시해야 한다.

첫째, 독일의 실제 도크 슬롯 확보 여부다. 독일이 공언한 '동맹 우선 배정' 카드가 자국 조선소 캐파(생산능력) 검증을 통과하고 실질적인 건조 슬롯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독일 내 정치적 반발로 이행이 지연될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속력 있는 계약(Binding)으로의 전환율이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현지 기업들과 맺은 100여 개 이상의 의향서(LOI)가 실제 수주 시 강제성을 띤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되는지 추적해야 한다.

셋째, 정량적 성능 점수와 정치 변수의 가중치 구조다. 캐나다 국방부의 평가 배점에서 KSS-III의 압도적인 기술·건조 정량 점수가 유럽 연합이 내세우는 나토(NATO) 중심의 지정학적 정성 평가 가중치를 넘어설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이번 수주는 납기 경쟁력(한국)’동맹 프리미엄(유럽)’의 충돌이며, 결과는 K-방산 밸류에이션의 구조적 할인 또는 프리미엄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종 결정은 캐나다 국방부의 기술·성능 평가를 기반으로 총리실이 정치·외교적 판단을 더하는 구조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