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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차 혁명' 가로막는 노조… 美 자율주행 시장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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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차 혁명' 가로막는 노조… 美 자율주행 시장 향방은

주(州)별 엇갈린 입법·규제 속 자율주행 기술 확산 갈림길
노조의 '일자리 방어'와 혁신의 '안전성 가치' 정면충돌
교통 통제용 콘이 올려진 무인 택시 차량.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교통 통제용 콘이 올려진 무인 택시 차량.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을 두고 노조와 산업계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자율주행차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각 주 의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조직적으로 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문제를 넘어, 자율주행차 기술이 가져올 안전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기술의 진보'와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양상이다.

노조의 조직적 입법 저지… '산업 보호'인가 '혁신 저해'인가


노동계의 공세는 미국 전역에서 감지된다. 올해 메릴랜드, 미네소타, 미주리, 오리건, 버지니아, 워싱턴 등 여러 주에서 자율주행 기술 확산을 위한 법안이 노조의 반대로 무산되거나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특히 콜로라도주의 경우, 최근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자율주행 상업용 트럭 운행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을 주도한 팀스터스(Teamsters) 노조는 자율주행 기술이 소속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지대 추구(rent-seeking)' 행위로 비판한다. 기존 운송 산업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도로 통제권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적 경쟁자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레드 폴리스(Jared Polis) 콜로라도 주지사는 지난해 유사한 금지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주법상 이미 정부가 자율주행차의 안전 및 교통 규칙 준수를 감독할 권한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의 갈등은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노조 연합이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허용하는 양당 합의 법안에 반대하며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노조 관계자는 장애인 교통 서비스에서 '인간적 연결(human connection)'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되면 인간의 모든 운전 서비스가 즉각 중단될 것처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전성 입증된 자율주행, 경제적 파급력은 ‘무한대’


업계 전문가들과 다수의 연구는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이 결과적으로 교통 안전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인간의 운전 실수로 발생하는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기술적 보완을 통해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웨이모(Waymo), 테슬라(Tesla), 조옥스(Zoox) 등 선두 기업들은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들 시스템은 이미 인간 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을 현저히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자율주행차는 물류비용 절감과 에너지 효율성 증대라는 확실한 이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진보의 과실'을 누리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이 자유롭게 경쟁하며 시장에서 진화할 수 있는 토대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규제는 단기적인 일자리 보호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자율주행 혁신을 지체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미 중동부 '혁신 주'와 '노조 강세 주'의 정책적 분기점


앞으로 미국 내 자율주행차 시장의 성패는 각 주 의회의 입법 방향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노조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주들은 자율주행 혁신의 거점이 되어 경제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는 주들은 기술 흐름에서 도태될 위험을 안게 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로 인한 안전 개선과 경제 성장이 데이터로 증명될수록, 정책적 보수성이 강한 이른바 '블루 스테이트'들도 결국 기술 수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가져올 구조적인 경제 지형 변화는 단순히 정치적 로비로 멈출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기술 보호주의가 시장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 그 방향성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기술적 장애가 아닌, 정치적·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얼마나 더 지체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