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검찰총장 소환장 송달…광고·이용자 유지·건강데이터·모델 동조 현상까지 조사
이미지 확대보기오픈AI가 미국 여러 주 검찰총장들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연기 발표와 조사 사실이 확인된 시점이 맞물리면서 올트먼 CEO의 방한 일정 변경에 이 문제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오픈AI가 공식적으로 밝힌 방한 연기 사유는 개인적 사정이며, 두 사안의 직접적 관련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3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미국의 여러 주 검찰총장들이 오픈AI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날 전했다. 이는 미국 주 정부들이 인공지능(AI) 기업을 상대로 제기해 온 일련의 법적 조치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다.
WSJ는 “오픈AI는 이날 뉴욕주 검찰총장 명의의 소환장을 받았으며 소환장에는 회사의 광범위한 활동과 이용자에게 미친 영향에 관한 문서 제출 요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광고·이용자 유지·데이터 처리 전반 조사
소환장이 요구한 자료 범위는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이용자 참여와 유지, 소비자 데이터와 건강 데이터 처리, 미성년자와 고령자 관련 활동, 딥러닝 모델, 모델의 ‘아첨’ 현상, 회사 내부 정책 등이 포함됐다.
모델 아첨은 AI가 이용자의 말이나 판단에 지나치게 동조하는 현상을 뜻한다. AI 챗봇이 이용자에게 반대 의견이나 안전 경고를 제시하기보다 이용자의 생각을 과도하게 맞춰줄 경우 정신건강이나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이번 조사는 오픈AI의 기술 안전성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관측이다. 챗GPT가 이용자를 어떻게 끌어들이고 붙잡아두는지, 민감한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 취약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들여다보는 소비자 보호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오픈AI “미성년자 보호 장치 강화”
오픈AI는 이번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AI 대변인은 “AI는 새롭고 강력한 기술이며 우리는 그 혜택을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검찰총장들이 제기한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그들의 사무실과 건설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픈AI는 미성년자 보호 조치도 강조했다. 오픈AI 대변인은 현재 챗GPT가 미성년자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용자에게 더 보호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을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안내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또 “아이들은 아이들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연령 예측 기능을 만들고, 부모가 자녀의 AI 이용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공개했으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광고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환장에 미성년자와 고령자 관련 활동, 광고, 이용자 유지 전략이 포함된 데 대한 방어 논리로 풀이된다.
◇IPO 신청 직후 커진 법적 리스크
이번 조사는 오픈AI가 상장을 준비하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관련 서류를 최근 비공개로 제출했다.
상장을 앞둔 기업에는 성장성과 수익성뿐 아니라 규제와 법적 리스크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특히 오픈AI처럼 소비자와 기업 고객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AI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 안전과 개인정보, 모델 행태에 관한 조사가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소환장은 단순히 특정 사건 하나를 따지는 차원을 넘어 오픈AI의 사업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려는 성격을 띤다. 광고와 이용자 유지 전략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은 AI 서비스가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플랫폼처럼 이용자 몰입과 의존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는지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보여준다.
◇머스크 소송은 넘겼지만 법적 부담 누적
오픈AI는 최근 공동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에서는 승소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당시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픈AI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머스크 측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오픈AI를 둘러싼 법적 부담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테크크런치는 “오픈AI가 저작권 침해 의혹부터 챗GPT가 이용자 자살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까지 여러 소송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오픈AI가 한 고비를 넘겼다고 해도 IPO를 앞둔 시점에서 소비자 보호와 청소년 안전, 저작권, 정신건강 관련 소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란 지적이다.
◇플로리다 소송과 형사 조사도 부담
오픈AI는 이미 플로리다주와도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이달 초 미국 주 정부로는 처음으로 오픈AI와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플로리다주 소송은 오픈AI와 올트먼 CEO가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의도적으로 출시했고 이용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는 오픈AI와 올트먼 CEO가 내부와 외부의 안전 경고를 무시하고 어린이들을 큰 위험에 빠뜨렸으며 위험한 제품이 수백만명의 플로리다 주민에게 도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임스 우스마이어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은 지난 4월 오픈AI를 상대로 형사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플로리다주립대에서 2명이 숨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챗GPT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다.
WSJ에 따르면 용의자는 공격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챗GPT를 조언자이자 대화 상대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봇이 관련 조언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검찰, AI 챗봇 안전장치 압박 확대
미국 주 검찰총장들은 오픈AI 경쟁사들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펜실베이니아주 데이브 선데이 검찰총장이 이끄는 42명의 주 검찰총장 연합은 오픈AI, 메타플랫폼스, 앤스로픽, 알파벳 구글, xAI 등 주요 AI 기업에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챗봇과의 유해한 상호작용으로부터 취약 이용자를 보호할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생성형 AI 제품이 범죄 행위를 부추기는 결과물을 내놓을 경우 개발사가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AI 기업들이 그동안 주장해 온 ‘모델은 도구일 뿐’이라는 논리가 규제당국 앞에서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 챗봇의 답변이 실제 이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주 정부가 소비자 보호나 공공안전을 근거로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xAI 그록도 캘리포니아 조사 대상
오픈AI만 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지난 1월 일론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을 이용해 여성과 아동의 성적 이미지가 대량 생성된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본타 검찰총장은 이 같은 이미지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 사용됐다고 밝혔다. X와 그록이 모두 스페이스X 산하에 포함돼 있으며 스페이스X는 12일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AI 챗봇이 허위 정보나 위험한 조언을 제공하는 문제를 넘어 성착취 이미지와 괴롭힘, 범죄 조장 가능성까지 규제 당국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방한 연기와 직접 관련은 미확인
이번 조사는 올트먼 CEO의 방한 연기와도 시점상 맞물린다. 올트먼 CEO는 당초 한국을 찾아 주요 기업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오픈AI는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방한을 연기했다.
오픈AI가 미국 여러 주 검찰총장들의 조사에 직면한 사실이 확인되고 소환장을 받은 시점과 올트먼 CEO의 방한 연기 발표가 같은 날 겹치면서 이번 법적 리스크가 일정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릴 수 있다. 다만 오픈AI가 공식적으로 밝힌 연기 사유는 개인적 사정이며 이번 조사와 방한 연기의 직접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