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다웨이 소장 “美 주도 자유주의 패권 종말… 복귀는 불가능”
‘포스트 아메리칸’ 시대는 시기상조… 美 제도 통제에서 강제·거래로의 전환
中, 서구식 보편주의 강국 아냐… 동맹 배격한 ‘파트너십 네트워크’ 대안 제시
‘포스트 아메리칸’ 시대는 시기상조… 美 제도 통제에서 강제·거래로의 전환
中, 서구식 보편주의 강국 아냐… 동맹 배격한 ‘파트너십 네트워크’ 대안 제시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은 서구식 글로벌 지배를 추구하기보다 주권 평등과 다자주의에 뿌리를 둔 독자적인 대안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다웨이 칭화대학교 국제안보전략센터 소장은 최근 베이징 인민대학교에서 열린 공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 소장은 이 자리에서 "워싱턴이 주도해 온 글로벌 제도적 패권의 시대는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이 거대한 종말의 흐름이 되돌려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단언했다.
그는 세계 질서가 그동안 미국 패권의 근간이었던 '자유주의 다자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있으며, 민족주의와 현실주의가 팽배한 과거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구조를 복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테이블 뒤집기’ 외교가 부른 패권 해체… 도덕적 위신 냉전 말기 수준 회복 불가
지난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세계는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다자간 체제 속에서 작동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첫 대통령 임기 이후 본격화된 워싱턴의 ‘테이블 뒤집기(국제 협정 및 동맹 파기)’ 외교는 미국 스스로가 더 이상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글로벌 구조를 유지할 용의가 없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것이 다 소장의 설명이다.
다만 다 소장은 이것이 미국이라는 국가 권력 자체의 전면적인 쇠퇴나 붕괴를 뜻하는 '포스트 아메리칸 시대'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미국 리더십의 실행 방식이 국제기구와 규범을 통한 '제도적 중심'에서, 철저한 국익 중심의 '강제와 거래'를 우선시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에 가깝다고 짚었다.
설령 미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자유주의 가치를 부활시키려 노력하더라도, 이미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훼손된 미국의 도덕적·국제적 위신은 치유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다 소장은 꼬집었다.
그는 "특히 트럼프 2기 이후 여러 차례 발생한 극심한 정치적 격동을 목격한 인류가 미국의 위신을 냉전 말기 수준으로 신뢰해 줄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미국 대체할 세계 리더? 환상일 뿐”… 개발도상국 중국의 냉혹한 현실
그러나 다 소장은 서방 진역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세계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는 헤게모니 교체론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글로벌 지배적 위치를 대체할 의사도, 그를 뒷받침할 역량도 본질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다 소장에 따르면 중국은 서구 국가들과 달리 타국을 자국의 이념이나 이미지에 맞게 강제로 재편하려는 '보편주의 강국'의 DNA를 가지고 있지 않다. 또한, 미국이 19세기 후반에 이미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세계 리더십을 장악하기까지 5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에 반해 중국은 여전히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개발도상국 지위에 머물러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 성장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동맹 배격한 ‘파트너십 네트워크’… 이분법적 대립 넘는 중국식 대안 노선
결과적으로 다 소장은 확장되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과거 미국의 일방주의적 패권과는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패권이 군사 동맹과 이념적 블록화에 의존했다면, 중국의 길은 철저한 '주권 평등'에 기반을 두고 실리적인 '개발 협력'에 의해 추진되는 '동맹이 아닌 파트너십(Partnership, not alliance)' 네트워크에 기반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중국식 다자주의 모델은 서방이 주도해 온 이분법적 진영 대립과 단기적이고 순수한 경제적 이해타산 관계를 뛰어넘어, 다극화된 오늘날의 세계 현실과 훨씬 더 잘 부합할 수 있다고 다 소장은 덧붙였다.
미·중 테크 냉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무역 노선이 파편화되는 격변기 속에서, 패권국으로의 직접적 도전을 피하고 실리적 우군을 확보하려는 중국 외교 학계의 고도화된 전략적 자구책이 주목받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