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 직전 “월 400만 톤으로 2배 증산” 파트너사에 초강력 압박
철 함량 65%의 고순도 ‘녹색 광석’, 中 탈탄소 철강 및 호주·브라질 의존도 완화 핵심
글로벌 수요 부진에 보크사이트 대신 톤당 100불 넘는 철광석 선적 전환… 마진 극대화
철 함량 65%의 고순도 ‘녹색 광석’, 中 탈탄소 철강 및 호주·브라질 의존도 완화 핵심
글로벌 수요 부진에 보크사이트 대신 톤당 100불 넘는 철광석 선적 전환… 마진 극대화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이 추진 중인 차세대 친환경 ‘녹색 철강’ 생산 라인에 고품질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 고마진의 철광석 수출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 보도한 국제 선박중개 및 해양 연구 기관 ‘이초르 갤브레이스(Echaur Galbraith)’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니 해안에서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석)를 주로 운송하던 대형 화물선들이 대거 철광석 운송 선박으로 전환 배치되고 있다.
계절성 폭우로 인해 광산 가동과 물류가 마비되기 전, 몸값이 훨씬 높은 고급 철광석의 출하량을 한계치까지 짜내기 위한 이례적인 물류 대이동이다.
“8월 폭우 정점 전 물량 밀어내라”… 기니 당국, 글로벌 광산 공룡들에 초강수
기니 당국은 시만두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양대 글로벌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중국향 철광석 선적량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린 ‘월 400만 톤’ 규모로 가파르게 확대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기니의 우기는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며, 특히 8월경에는 며칠씩 폭우가 쏟아져 광산 채굴과 내륙 수송망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에 코나크리(기니 수도) 측이 즉각적인 수출 증대를 진두지휘하고 나선 것이다.
이 압박은 프로젝트의 전권을 쥔 두 핵심 운영 주체에 직접 가해지고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최대 국영 철강사인 바오우 그룹(Baowu)을 필두로 위칭 인터내셔널, 웨이차오 알루미늄이 뭉친 ‘바오우 위닝 컨소시엄 시만두(BWCS)’로, 현재 1·2번 블록 개발을 맡고 있다.
두 번째는 영·호주계 광산 공룡 리오틴토(Rio Tinto)와 중국알루미늄공사(Chinalco·치나르코)의 합작 법인인 ‘심퍼(Simfer)’로, 3·4번 블록의 소유권을 쥐고 있다.
현재 리오틴토 심퍼 측의 전용 항만 시설 완공률이 75%에 머물며 선박 적재기 조달에 차질을 빚자, 기니 당국의 중재 하에 BWCS가 심퍼의 철광석 물량까지 자신들의 터미널을 통해 대신 수출해주기로 합의하는 등 공조 체제를 전격 가동했다.
철 함량 65%의 독점적 스펙… 호주·브라질 80% 독점 깰 ‘차세대 게임 체인저’
중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대며 시만두 광석을 사실상 전량 구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탄소 중립을 위한 ‘청정 철강’ 제조 공정의 필수성 때문이다. 시만두의 철광석은 철 함량이 무려 65%에 달하는 극도의 순도를 자랑한다.
이 광석은 용광로 투입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흔히 ‘녹색 광석(Green Ore)’으로 대접받는다.
둘째는 지정학적 다각화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해상 철광석 공급량의 무려 80%를 독점하고 있는 호주와 브라질산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활을 걸어왔다.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가 철광석을 무기화할 경우 전략적 타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로렌 존스턴 오스트차이나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프리미엄 기니 자원이 중국의 차세대 녹색 철강 제조에 핵심으로 투입되고 있다"며 "중국의 차기 품질 발전 업그레이드와 고품질 강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보다 톤당 40달러 더 남는다”… 마진 폭리에 인프라 스토리 가속화
이 같은 전략적 목표 외에, 시장의 철저한 경제적 논리도 철광석 독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보크사이트 가격은 톤당 67달러 선까지 주저앉은 반면, 중국 항구에 인도되는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를 가볍게 웃돌며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이초르 갤브레이스 관계자는 "기니 내에서 보크사이트와 철광석을 캐내어 나르는 생산·물류 비용은 거의 동일하지만, 현 시장 가격은 철광석이 톤당 40달러 이상 비싸다"며 "광산 기업들에는 폭발적인 마진을, 기니 정부에는 막대한 국고 로열티(세수) 수입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실제 물량 폭발은 지표로 증명된다. 기니의 철광석 출하량은 올해 1분기 전체를 합쳐 150만 톤을 기록했으나, 지난 4월 한 달에만 무려 180만 톤(6척 적재)을 쏟아내며 분기 실적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5월 들어서는 주간 수출량만 100만 톤 고지를 넘보는 수준으로 격상됐다.
빈센트 르메트르 이초르 갤브레이스 건조물 연구 책임자는 "시만두가 과거 오랜 기간 서류상에만 존재하던 '장기 인프라 스토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건화물 및 대서양 철광석 해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실질적인 메가 유통 흐름'으로 완벽히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아프리카발 공급망 다각화가 미·중 패권 경쟁의 구도를 단숨에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에너지 포 그로스 허브’의 W. 주데 무어 전문위원은 "새로운 아프리카 물량이 추가된다고 해서 특정 단일 국가나 공급자 집단이 가격과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국을 전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최소한 중국의 과도한 호주·브라질 의존도를 유의미하게 낮춰 베이징에 새로운 외교·통상적 영향력(지렛대)을 쥐여줄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국영 바오우와 치나르코 등이 650km의 내륙 철도와 심수항 건설을 위해 총 200억 달러(약 31조 원)의 자본을 쏟아부은 시만두 메가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공급망 권력 지도가 유럽·미국 동맹의 견제구를 뚫고 서부 아프리카 영토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완전 가동 시 두 컨소시엄의 연간 목표 물량은 1억 2,000만 톤에 달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