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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 이름 찍히면 바가지”…188兆 국방 예산 갉아먹는 방산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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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 이름 찍히면 바가지”…188兆 국방 예산 갉아먹는 방산 폭리

하원 의원들, 전차 컨테이너값 4년 새 2배 폭등에 격분…추가 발주 전격 보류 조치
감사원 “돈 갑자기 풀려 방만 기조 확산” 경고…독과점 폐해 깨려 스타트업 투입 촉구
독일 연방군의 GTK 박서(Boxer) 차륜형 장갑차에 탑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 독일 하원과 회계감사원은 연 160조 원에 달하는 국방 예산 증액을 틈탄 방산 업계의 바가지 가격 책정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dpa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연방군의 GTK 박서(Boxer) 차륜형 장갑차에 탑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 독일 하원과 회계감사원은 연 160조 원에 달하는 국방 예산 증액을 틈탄 방산 업계의 바가지 가격 책정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dpa

독일 연방정부가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대대적으로 증액한 가운데, 방산 기업들이 이를 악용해 터무니없는 '바가지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방의회 예산결산 위원들과 연방회계감사원(BRH)은 방산 업계의 도를 넘은 가격 인상 행태와 세금 낭비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 등 외신은 23일(현지 시각) 독일 하원 예산담당 의원들과 회계감사원의 국방 예산 분석 자료를 인용해 정부의 안보 위기 의식을 틈탄 방산 업계의 ‘가격 부풀리기’ 행태가 임계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의회 국방예산 조정관을 맡고 있는 사회민주당(SPD) 안드레아스 슈바르츠 의원은 현지 매체 편집네트워크독일(RND)과의 인터뷰에서 "발주처 이름이 '독일 연방군(Bundeswehr)'으로 찍히는 순간, 시장에 완전히 다른 가격표가 호출된다"라며 방산 분야의 고질적인 가격 부풀리기 경향을 정조준했다. 녹색당의 예산전문가 세바스티안 셰퍼 의원 역시 국제 기준과 비교했을 때 독일군의 무기 획득 비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4년 만에 단가 두 배로…‘독과점 폐해’에 하원의원들 추가 발주 보류

이들이 제시한 대표적인 폭리 사례는 군용 탱크 컨테이너다. RND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장비의 개당 단가는 불과 4년 만에 14만 2000유로(한화 약 2억 4800만 원)에서 약 29만 1000유로(약 5억 원)로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의원들은 이 같은 심각한 추가 비용이 왜 발생했는지 방산 업계가 전혀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하원 예산결산 위원들은 분노의 표시로 해당 장비의 추가 주문 물량에 대한 예산 승인을 전격 보류했다.

슈바르츠 의원은 이러한 가격 폭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방산 시장의 '경쟁 부재'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 방산 조달 과정에서 반독점법 및 카르텔법 위반 여부를 더욱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슈바르츠와 셰퍼 의원은 대형 방산 기업들의 독과점 체제를 깨고 연방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새로운 민간 기업들을 군 조달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방회계감사원 “돈 갑자기 풀려 방만한 기조 확산”


연방회계감사원 역시 방산 시장의 과열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모네 크나이플 감사원 대변인은 이미 발간된 특별 보고서를 통해 국방 분야의 급격한 재정 확대가 가져올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정 조직에 단기간에 막대한 자금(특별기금 및 예산)이 투입되면, 예산을 비효율적이고 방만하게 집행하는 '비경제적 행위'의 위험성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꼬집었다.

올해 독일의 국방 예산은 총 1080억 유로(한화 약 188조 원)에 달한다. 감사원과 정치권은 방산 업계가 정부의 국방력 강화 기조를 틈타 눈먼 돈을 챙기려는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향후 대규모 무기 획득 사업에 대한 고강도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