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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 후퇴, 국유는 전진”… 中 국유社, 침체 속 ‘선전’ 중심 고급 인프라 건설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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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 후퇴, 국유는 전진”… 中 국유社, 침체 속 ‘선전’ 중심 고급 인프라 건설 주도

자금력 앞세운 국유 기업들, 요충지 중심 주택 공급 독점
민간 개발사는 자금난에 중단 속출… 국유기업 중심 ‘자체 구제’ 부동산 생태계 고착화
선전시, 구매 규제 완화로 시장 안정화 총력… 핵심 지역 최고가 아파트 매진 등 양극화 뚜렷
선전의 이 프로젝트인 마리비스타는 국영 대기업인 중국가상그룹과 차이나 리소스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사진=차이나 리소스이미지 확대보기
선전의 이 프로젝트인 마리비스타는 국영 대기업인 중국가상그룹과 차이나 리소스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사진=차이나 리소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부의 대표적인 기술 중심 도시 선전에서 민간 개발업자들은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반면, 자금 동원력이 우수한 국유 기업들이 핵심 지역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독점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 구매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선전 등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는 오롯이 국유 자본의 세력 확대에 기인한 구조적 재편이라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국유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민간 부문의 침체 신호가 깊어지는 와중에도 선전 시내의 토지 매입과 대형 주거단지 건설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자금력 앞세운 국유 기업의 생존 독식… 핵심 지역 고급 아파트 수요 집중


현재 선전 공항 인근 바오안 지구에서는 국영 대기업인 중국가상그룹과 차이나 리소스가 공동 개발 중인 대형 주거단지 ‘마리비스타’ 건설이 한창이다.

600세대가 넘는 11개 고급 주거용 타워가 들어서는 이 현장은 지난 5월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했으며, 분양가는 ㎡당 약 140,000위안(약 3,17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부유층 사이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의 중화권 부동산 분석가 에드워드 찬은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유일한 생존자는 국유기업들”이라며 “이들은 풍부한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침체기에도 유리한 위치의 토지를 매입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유 개발사들은 주택 수요가 취약한 하위 도시를 버리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고한 대도시 핵심 지역의 고급 아파트 건설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분양 재고가 쌓여 자금이 묶이는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중국 전역의 부동산 판매는 5년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며, 부동산 관련 고정자산 투자 역시 5월에 24% 급감하며 자원 수요의 추가 악화를 방증했다.

현금 흐름 마비에 직면한 다수의 민간 개발사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한 사이,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유 기업들이 토지 매입부터 시공, 분양에 이르는 공급망 전체를 독점하며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기술 중심지 선전의 특수성… 대형 국유 금융사 중심 아파트 매진 행진


선전 역시 시장 침체의 여파로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이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풍부한 기술 산업 기반과 지리적 한계 덕분에 단기 회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 CLSA의 부동산 분석가 앨빈 황은 “선전은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가용 토지가 부족해 다른 도시에 비해 1인당 주택 공급량이 그리 높지 않다”며 “주변이 다른 도시들로 둘러싸여 있어 농촌 지역을 무리하게 확장 개발할 수 없는 구조적 특성이 주가를 지탱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점을 바탕으로 항만과 해운, 금융 자산을 통제하는 국영 기업 중국 머천트 그룹은 옛 어촌 지역을 비즈니스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며 난산 지구의 고급 주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또한, 국영 금융 대기업인 중신(CITIC)의 부동산 부문이 지난달 분양한 고급 주거 단지 ‘시노베이’는 최고가 펜트하우스가 2억 위안(약 454억 원) 이상에 거래되는 등 전량 매진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 대형 개발사인 국유 기업 폴리 디벨롭먼트 역시 최근 치러진 토지 경매에서 290회가 넘는 치열한 입찰 끝에 ㎡당 10만 위안이 넘는 사상 최고가로 난산 지구의 땅을 낙찰받았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숨통 틔웠지만… 외곽 지역 민간 개발사는 잔혹한 할인 경쟁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전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조치도 시장 안정화에 한몫했다. 시 당국은 지난 4월 말 가구 등록이 없는 외지인에 대한 주택 구매 제한을 대폭 완화했으며, 국영 지하철 운영사인 선전메트로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 개발사 중국 반커(Vanke)에 11억 4,000만 위안의 신규 자금을 수송하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온기는 국유 기업들이 장악한 도심 핵심 지역에만 한정될 뿐, 외곽 지역의 민간 및 홍콩계 개발사들은 여전히 가혹한 가격 파괴 생태계에 내몰려 있다. 선전 변두리 롱강 지역에서 홍콩 개발업체 뉴월드가 사전 판매를 시작한 대형 아파트 단지는 ㎡당 분양가를 33,000위안 선으로 책정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인근의 민간 단지가 분양했던 초기 가격(㎡당 48,000위안)에서 무려 35% 이상 후려친 단가다. 이처럼 민간 업자들이 살기 위해 분양가를 31,000위안까지 떨어뜨리며 덤핑 판매에 나서자, 제값을 주고 집을 샀던 초기 구매자들의 거센 반발과 소송 부침이 이어지는 등 시장의 깊은 상흔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통상 전쟁과 내수 침체의 장벽 속에서, 1선 도시의 부동산 경기 회복을 마중물 삼아 전체 거시경제를 방어하려는 중국 당국의 조치와 국유 자본 중심의 독점적 시장 재편 흐름에 전 세계 금융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