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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제권 힘겨루기…미·이란 도하 담판, 핵협상 60일 시계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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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제권 힘겨루기…미·이란 도하 담판, 핵협상 60일 시계 멈추나

MOU 서명 13일 만에 재충돌…도하 회담 의제 '핵'서 '해협 통항권'으로 긴급 전환
브렌트유 배럴당 72달러대 유지, 연말 80달러 전망…이란 통제권 변수로 상방 리스크 잔존
미국과 이란은 3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기술 협상을 재개하여 핵 문제를 뒤로 미룬 채 해협 통항 질서 수립이라는 더 시급한 과제부터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은 3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기술 협상을 재개하여 핵 문제를 뒤로 미룬 채 해협 통항 질서 수립이라는 더 시급한 과제부터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은 무력 충돌로 다시 파국 직전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도하 대화 재개로 방향을 틀었다.

3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술 협상에서 양국은 핵 문제를 뒤로 미룬 채 해협 통항 질서 수립이라는 더 시급한 과제부터 씨름하게 됐다.

CNBC, 로이터,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의 29~3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60일의 협상 시계가 돌아가는 가운데, 핵심 의제인 핵·제재 해제 본협상은 아직 시작조차 못 한 상태다.

MOU 서명 13일 만에 재충돌…협상 의제도 바뀌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상호 보복 공습을 일시 중단하고, 3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기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발단은 이란이 자국이 지정하지 않은 항로로 항행하는 선박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였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이란 군사 목표물 10곳을 공습하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며 맞대응했다.

이번 도하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핵 문제를 다루는 기술 협상으로 계획됐으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라 장소와 의제가 모두 변경됐다.

지난 스위스 협상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이란 측이 합의한 미군과 혁명수비대 간 군사 직통 연락망(핫라인)은 아직 실제로 가동되지 않은 상태다.

MOU 해석을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가 충돌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은 MOU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과 시점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란에 해협 통제권이 부여되지 않으며 국제수로 항행은 방해받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나, 이란은 MOU 제5항을 자국이 통항 관리 주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란 "해협은 우리 것"…선박 교통량은 전쟁 전의 4분의 1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유지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마련한 조치에 간섭하지 말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 관리는 전적으로 이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또 프랑스와 오만이 추진하는 해협 지뢰 제거 협력에 대해서도 "이란의 책임"이라며 타국 참여를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박 교통량 회복은 더디다. 해사 추적업체 클플러(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8일 토요일에는 상선 29척, 29일 일요일에는 12척이 해협을 통과하는 데 그쳤다. 이는 MOU 서명 직후인 6월 17일 이후 최고치인 수요일의 70척에서 급감한 수준이다. 전쟁 전에는 하루 평균 110척이 해협을 오갔다.

해운 업계의 복귀도 요원하다. 터프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니코스 페트라카코스 상무이사는 CNBC에 "전쟁 위험 보험료가 여전히 높고 해상 기뢰 우려도 남아 있어 보험사들이 해협 진입 선박에 보험을 제공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배럴당 72달러대…연말 80달러 전망, 공급 리스크 여전


국제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시장의 휴전 낙관론이 과도하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6월 29일 기준 브렌트유 8월물은 배럴당 72.45달러(약 11만 원)에 거래됐다. 전쟁 직후인 올해 4월 말 고점인 배럴당 188달러(약 28만 원)에서 크게 내려앉은 수준이다.

에너지 리서치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설립자는 "운임이 여전히 매우 높고 해협으로 복귀할 선사를 찾기 어렵다"며 시장이 공급 정상화까지 남은 거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 마켓360의 알도 스판예르 원자재 전략 수석은 연말 유가 목표를 배럴당 80달러(약 12만 3280원)로 제시했다.

그는 "전 세계 수입국들이 전쟁 기간 줄어든 비축 물량을 다시 채우려 나설 것이고 이 수요가 추가 공급을 흡수할 것"이라며 "2027년에는 배럴당 75~85달러(약 11만~13만 98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H. A. 헬리어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연구원은 "이란은 해협에서 통제된 압박을 가하며 협상을 길게 끄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추가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전문가를 인용해 "양국이 임시 합의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쏟을수록 포괄적인 평화 협정과 핵합의에 쓸 시간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모디(MOU) 체결 이후 60일의 협상 기한이 흐르는 동안 핵과 제재라는 본질적 의제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