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자동차 시장 3강 흔들…토요타·현대차 약진

글로벌이코노믹

美 자동차 시장 3강 흔들…토요타·현대차 약진

GM·포드·테슬라 2분기 점유율 하락 전망
하이브리드 강한 아시아 업체들, 고유가 속 점유율 확대
미국 신차 시장에서 GM·포드·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토요타와 현대차·기아 등 아시아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수요를 앞세워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신차 시장에서 GM·포드·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토요타와 현대차·기아 등 아시아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수요를 앞세워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

미국 신차 시장이 고유가, 인플레이션, 차량 가격 상승에도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 간 점유율 판도는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GM, 포드, 테슬라는 2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토요타, 현대차·기아, 혼다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강한 업체들은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시장조사 업체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2분기 신차 판매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업체별 성적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콕스오토모티브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6월 계절조정연율 판매량(SAAR)이 16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흐름이면 2026년 미국 신차 판매는 약 1580만대 수준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2분기 SAAR을 1600만대로 예상했고 에드먼즈는 6월 판매 속도를 1590만대로 추정했다. 에드먼즈는 2분기 전체 판매량이 전년보다 1%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 전체 시장은 버티지만 점유율은 이동


미국 신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공급망 혼란과 금리 상승, 차량 가격 부담을 겪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급격한 위축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찰리 체스브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간의 변동성이 다소 잦아들었고 신차 시장이 이란 전쟁과 유가·연료비 급등에도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 판매가 안정적이라고 해서 모든 업체가 같은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콕스오토모티브는 2분기 GM 판매가 전년보다 5.1%, 포드는 12%, 테슬라는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 회사 모두 미국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GM은 점유율 16.8%로 여전히 미국 신차 시장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년보다 0.8%포인트 낮아지는 수준이다. 포드의 점유율은 12.6%로 떨어지고 테슬라는 2.9%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토요타와 현대차·기아, 혼다, 스텔란티스는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토요타는 15.8%, 현대차·기아는 11.7%, 혼다는 9.6%, 스텔란티스는 7.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텔란티스가 점유율을 높이면 2019년 이후 첫 증가다.

◇ 토요타, GM 1위 자리 위협


이번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토요타의 추격이다.

GM은 여전히 1위지만 도요타와의 점유율 차이가 1%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질 수 있다. 현재 판매 속도가 이어지면 연말에는 토요타가 미국 시장 1위 제조사 자리를 넘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체스브로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판매 속도를 보면 GM이 연말쯤에는 뒤를 돌아봐야 할 수 있다”며 토요타가 미국 내 최다 판매 제조사로 올라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토요타의 강점은 하이브리드다. 고유가와 차량 가격 부담 속에서 소비자들은 연비가 좋고 충전 인프라 걱정이 적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순수 전기차 수요가 보조금 종료 이후 흔들리는 사이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상대적 수혜를 받고 있다.

◇ 현대차·기아, 포드 추격


현대차·기아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콕스오토모티브는 현대차·기아의 2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이 11.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의 예상 점유율 12.6%와 격차가 크지 않다.

체스브로 이코노미스트는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포드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SUV,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함께 갖춘 라인업을 앞세워 미국 소비자층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는 아시아 완성차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콕스오토모티브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56%는 이란과의 충돌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 때문에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고려하게 됐다고 답했다.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리티 콕스오토모티브 산업 인사이트 담당 이사는 이런 흐름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강한 아시아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테슬라·포드 부진, 제품 전략 차이도 영향


점유율 변화는 최근 경기 흐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콕스 애널리스트들은 몇 년 전 내려진 제품 전략 결정이 지금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포드는 익스케이프 크로스오버 단종 등 라인업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대응에서도 업체별 전략 차이가 벌어졌다. 스텔란티스는 지프 체로키를 되살리며 시장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 이후 수요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연방 세액공제 종료 이후 미국 전기차 판매는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수요는 1분기보다 다소 안정되고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테슬라의 문제는 전체 전기차 시장 부진에만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쟁 업체의 전기차 라인업이 늘고, 소비자 관심이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옮겨가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도 약해지고 있다.

◇ 비싼 차값은 여전히 부담


미국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부담은 가격이다. 차량 가격과 할부금, 보험료, 연료비가 모두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차급을 검토하고 있다.

토요타 북미법인에서 토요타 라인업을 이끄는 데이브 크라이스트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작고 덜 비싼 차량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가 SUV와 픽업트럭 중심이던 미국 시장에도 가격 민감도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P글로벌모빌리티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인사이트 담당 이사는 "경제적 압박에도 차량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소비자가 더 저렴한 모델로 내려가는 움직임은 있지만 아직 큰 폭의 변화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JD파워에 따르면 2분기 소매 판매는 0.2% 감소했지만 법인·렌터카 등 플리트 수요가 강해 전체 판매는 0.7% 증가했다. 타이슨 조미니 JD파워 데이터·분석 담당 수석부사장은 고소득 소비자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차 구매자의 평균 연소득이 15만달러(약 2억3160만원)로 전체 소비자 평균 8만달러(약 1억2350만원)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업계의 회복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신차 시장이 점점 더 소득 상위층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 미국차 중심 구도 흔들린다


2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은 전체 판매량보다 점유율 재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시장 규모는 1600만대 안팎에서 버티고 있지만 누가 그 시장을 가져가느냐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GM은 여전히 1위지만 토요타의 추격을 받고 있다. 포드는 현대차·기아에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점유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고유가와 차량 가격 부담은 소비자들을 하이브리드와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 이 흐름은 토요타, 현대차·기아, 혼다 같은 아시아 업체에 유리하다. 미국 신차 시장은 겉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안에서는 기존 강자와 추격자의 자리가 바뀌는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