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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1.4조 달러의 역습… 기술주 폭락 부르는 구조적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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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1.4조 달러의 역습… 기술주 폭락 부르는 구조적 리스크

마진 부채와 레버리지 ETF 합산 체감 레버리지 사상 최고치 경신
하락장에서 기계적 매도 부르는 델타·감마 헤지 메커니즘… 유동성 충격 우려
미국 주식 시장이 수조 달러 규모 차입 투자 열풍으로 위험한 수준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식 시장이 수조 달러 규모 차입 투자 열풍으로 위험한 수준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주식 시장이 수조 달러 규모 차입 투자 열풍으로 위험한 수준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현지시각) 마진 대출과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ETF)을 합산한 광의의 체감 레버리지가 14000억 달러(2163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비정상 자금이 증시 기초 체력을 넘어서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시한폭탄으로 부상했다.

저점 대비 54% 급등한 신용 자금… 글로벌 포지션 청산 압력 고조


미국 금융감독청(FINRA) 자료를 보면 투자자 마진 대출 규모는 시장 저점과 비교해 54% 급증했다. 순수 마진 부채 자체는 역사적 고점인 9000억 달러(1390조 원) 안팎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와 파생상품 옵션 거래량까지 아우르는 체감 레버리지는 이미 과거 고점을 웃돌며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팩트셋은 헤지펀드부터 개인 투자자까지 가세하며 레버리지 ETF 자산 규모가 지난 3301100억 달러(169조 원)에서 이달 32200억 달러(339조 원)로 두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주로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지수 추종 상품에 집중됐다.

과도한 레버리지 축적 부작용은 최근 한국 증시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서도 관측됐다. 반도체 가치사슬 동조화가 강한 한국 시장에서 위험 자산 전반의 레버리지 포지션 축소 압력이 먼저 가해지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아시아 세션 리스크가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의 포지션 동시 청산 과정으로 이어졌다.

특히 나스닥100 선물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선물이 아시아 장에서 먼저 약세를 반영하며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까지 연쇄 타격을 입혔다.

꼬리가 몸통 흔드는 델타·감마 헤지… 숏 감마 진입 시 비선형적 투매


월가 분석가들은 레버리지 펀드가 비대해지면서 기초 주식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적 결함을 우려한다.

바클레이즈는 레버리지 펀드들이 새로운 자금 유입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 3월 말 이후 3개월 누적 기준 약 3000억 달러(463조 원) 규모 파생상품 계약을 매입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주요 기술주 일일 거래대금을 수배 이상 웃도는 규모로, 단기 수급 측면에서 극심한 유동성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크기다.

이 파생상품 매수세는 발행 주체인 시장 조성자들의 기계적인 현물 주식 매수를 촉발했다. 시장 조성자들은 자신들이 발행한 옵션 계약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주식을 일정 비율로 사들이는 델타 헤지를 수행해야 한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때 발생한다. 기초 주식이 하락하면 파생상품 시장 감마 값이 음(-)의 구간으로 진입한다. 옵션 시장에서 딜러 포지션이 숏 감마상태로 기울면,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매도 압력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늪에 빠진다.

시장 조성자들이 포지션을 방어하기 위해 보유하던 현물 주식을 기계적으로 더 많이 투매해야 하므로, 주가 하락이 추가 매도를 부르고 이것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하향 나선형 악순환이 연출된다.

찰스 슈왑 선제적 마진콜 강화… 시장 붕괴보다 변동성 확대 무게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시스템적 붕괴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완충론도 제기된다. 대형 기관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과거 금융위기 시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통제 범위 내에 있으며, 옵션 시장 전체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하다. 알고리즘 기반의 일부 추세 추종(CTA) 자금은 변동성 확대 시 오히려 저가 매수 유입 요인으로 작용해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리스크 제어를 위한 대형 증권사들의 선제적인 움직임도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최대 증권사 중 하나인 찰스 슈왑이 이달 초 자문가들에게 증거금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새로운 기준치를 초과하는 투자자에게 즉각적인 마진콜을 실시하겠다고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과열된 신용 자금이 시장에 큰 타격을 주기 전에 시장 자체적으로 레버리지를 덜어내는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촉발 변수는 여전히 상존한다.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6월 고용 보고서가 오는 72일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주말 사이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갈등도 투자 심리를 제약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예정된 옵션 만기일(OPEX)과 분기말 자산 배분 리밸런싱 시점이 레버리지 자금의 급격한 청산을 유도하는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멸적 청산 막을 3대 위험 임계값


개인 투자자가 강제 청산 위험에서 자산을 지키려면 시장이 보내는 세 가지 핵심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한다. 단순한 관찰을 넘어 각 지표가 특정 임계값을 넘어설 때는 즉각적인 자산 재배분 등 실행 기준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할 지표는 미국 금융감독청(FINRA)이 발표하는 마진 부채 추이다. 신용 잔고가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이는 월가 내부에서 대규모 마진콜과 기계적인 부채 축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강력한 경고다. 시장의 유동성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투자 비중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기술주 변동성을 선행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ETF의 자금 흐름도 핵심 지표로 살펴야 한다. 디렉시온 3배 불 반도체 ETF(SOXL) 등 주요 상품에서 그간 이어지던 폭발적인 순유입 기조가 순유출로 반전되는 동시에, 일일 거래량이 직전 20일 평균치를 크게 웃돌며 급증하는 동반 현상이 나타난다면 위험 신호다.

이는 펀드발 매도 압력이 현물 시장의 폭락을 앞에서 견인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즉시 포지션을 축소해 소나기를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거시경제 측면의 나침반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 채권 금리가 다시 상승해 4.5% 선을 돌파하는 구간에 진입하면, 최근 시장에 형성된 레버리지 포지션의 평균 차입 비용 임계 구간을 넘어서게 된다.

자금 조달 비용 압박이 한계에 다다르면 마진 대출을 활용한 포지션의 수익 손익분기점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 임계점을 기점으로 청산 매물이 쏟아질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산 방어벽을 높여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