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39억 엔 투입,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초기 기술 검증 착수
단순 발사셀 숫자가 아니라 '미일 연합 네트워크와 체계 통합'이 핵심
단순 발사셀 숫자가 아니라 '미일 연합 네트워크와 체계 통합'이 핵심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방위성이 차세대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에 탑재할 수직발사시스템(VLS)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Militarnyi)는 일본 방위성이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연구비 39억 엔(약 370억 원)을 투입해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고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일부 방산 전문가들은 일본이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반격 능력을 본격 확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전수방위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자극적인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방산 전문가들은 기술과 전략 측면의 맥락을 단순화한 과장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번 사업의 본질은 일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잠수함 기반의 해상 타격 능력을 다변화하려는 초기 단계 다지기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39억 엔 투입하는 초기 연구…실전 배치는 2030년대 중반 이후 예상
잠수함 한 척에 2~3개 모듈을 장착해 최대 14~24개의 발사셀을 확보하는 구상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이 개발 중인 지상 발사형 '25식 극초음속 활공탄(HVGP)'의 해상 변형과 순항 미사일 등 다양한 탄종을 수용하는 일이 목표다.
하지만 이를 단기간에 실전 전력화하기는 어렵다. 고체 부스터 기반 활공체 무기를 수중에서 안전하게 사출하려면 미사일을 캡슐화하는 기술이 필수다. 가스압으로 미사일을 밀어 올리는 콜드런치 체계, 수면 위로 올라온 뒤 안정적으로 엔진을 점화하는 기술 등 넘어야 할 공학 난제가 널려 있다.
방위성이 고정밀 가상 모의실험 환경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기술 불확실성을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선제 통제하려는 조치다. 개발 일정을 감안할 때 실제 잠수함 VLS의 실전 배치는 빨라도 2030년대 중반 이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점진적 영역 확장하는 자위대…'미일 연합' 결합 시 위협 급증
이번 움직임을 급격한 노선 선회로 보기는 어렵다. 일본은 이미 '적 기지 반격 능력'을 공식화하고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도입과 12식 지대함 미사일 개량형(SSM-ER) 양산에 착수하는 등 타격 자산을 차근차근 늘려왔다.
잠수함 VLS 개발 역시 전수방위 원칙의 해석 범위를 확장해 기존에 다져온 장거리 타격 전력을 수중 영역으로 점진 확장하려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 해군의 도산안창호급(KSS-III) 잠수함과 비교할 때도 단순한 발사셀 숫자의 많고 적음에 매몰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이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며 수중 수직발사관 분야에서 확고한 작전 능력을 입증했다. 반면 일본 차세대 잠수함은 아직 VLS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일본 잠수함 전력의 진짜 강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중 정숙성과 최첨단 소나 센서, 그리고 통합 전투체계에 있다. 동북아 해저 전력 경쟁의 핵심은 정량 무장 탑재량이 아니다. 적을 먼저 찾아내는 센서 역량, 아군 전력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이를 정밀 타격으로 연결하는 전장 체계 통합 능력이 승패를 가른다.
특히 일본의 단독 정보·감시·정찰(ISR) 위성망 한계를 넘어 미국의 정찰위성, P-8A 해상초계기, 광역 해저 감시망 등 미일 연합 자산과 실시간으로 연동될 경우 그 타격 실효성은 비약적으로 상향된다. 반대로 이러한 연합 네트워크와의 결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거리 타격의 실효성은 크게 제한된다.
탐지 실패 시 타격도 무의미…한국 해군, 수중 ISR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일본의 잠수함 타격력 확보 구상은 당장 해저 균형을 무너뜨리는 게임 체인저라기보다 10년 뒤를 겨냥한 장기 포석이다. 한국 해군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단순한 SLBM 수량 경쟁에서 벗어나 수중 감시망 고도화와 해상 킬체인(Kill Chain) 확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단계별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중 ISR 체계의 구조 강화다. 해저 고정형 센서망(SOSUS) 시스템을 강화하고 무인 수중체계(UUV)를 조기에 확대 배치해 독도와 대한 해역을 아우르는 수중 정찰망을 촘촘하게 다지는 작업이 1순위다. 은밀하게 기동하는 적 잠수함의 침투 경로를 선제 탐지하지 못하면 수직발사관 통제나 타격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잠수함 표적을 포착한 순간부터 지상과 해상 타격 자산으로 즉각 무력화하는 해상 킬체인 네트워크 연동을 서둘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SLBM 역할을 단순 억제용에 가두지 않고 복합 수중 위협에 대응하는 실전 타격 체계로 재정의하는 전략 유연성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