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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엔비디아·아마존도 찜했다, 로봇株 상장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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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아마존도 찜했다, 로봇株 상장임박

나스닥 티커 AGLT, 순수 휴머노이드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 상장
삼성 픽 레인보우로보틱스, 목표주가 91만 5000원까지 거론된다
생산라인에 투입된 어질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 사진= 어질리티 로보틱스출처 : 엠투데이(https://www.autodaily.co.kr)이미지 확대보기
생산라인에 투입된 어질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 사진= 어질리티 로보틱스출처 : 엠투데이(https://www.autodaily.co.kr)
국내 증시에서 실적 없는 기대감만으로 급등락을 거듭해온 로봇 테마주에, 밸류에이션을 가늠할 잣대가 등장했다.

어질리티로보틱스(Agility Robotics)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특수목적인수회사(SPAC) 처칠캐피털콥11(Churchill Capital Corp XI)과 25억달러(약 3조 8250억원) 규모의 합병 계약을 맺었다고 비즈니스와이어가 보도했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어질리티로보틱스는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첫 순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되며, 종목코드는 AGLT로 정해졌다.

로봇산업에 빅테크와 사모펀드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나스닥 상장이라는 뚜렷한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국내 로봇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합병가치 25억달러...누적 수주 3억달러 넘어서

어질리티로보틱스는 이번 합병으로 6억 2000만달러(약 947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자금 구성은 처칠캐피털콥11 신탁계좌에 있는 4억 2000만달러(약 6426억원)와 주당 10달러에 발행하는 사모투자(PIPE) 2억달러(약 3060억원)로 나뉘며, PIPE에는 기존 투자자인 대만 폭스콘(Foxconn)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처칠캐피털콥11은 오클로(Oklo), 루시드모터스(Lucid)를 증시에 올린 전력이 있는 마이클 클라인이 이끄는 SPAC이다. 공시서류에 따르면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로봇 '디짓(Digit)' 5세대 플랫폼에 대해 여러 해에 걸친 확정 수주가 3억달러(약 4590억원)를 웃돈다.

디짓은 실제 고객 현장에서 6만 5000시간 넘게 가동됐으며,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셰플러(Schaeffler)와 물류업체 GXO로지스틱스, 캐나다 도요타 우드스톡 공장 등에 투입돼 있다.
엔비디아(NVIDIA)는 지난달 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오토메이트 2026'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 아키텍처 '헤일로스(Halos)'를 처음 공개하면서 어질리티로보틱스를 첫 적용 파트너로 지목했다.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어질리티로보틱스의 기존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 등 밸류에이션 재평가 압박

이번 상장은 국내 로봇 관련주의 몸값을 매기는 방식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코스피·코스닥 로봇주는 매출이 미미한 상태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였지만, 나스닥에 순수 휴머노이드 기업의 시가총액이 25억달러로 명시되면서 비교 대상이 생긴 셈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지분율 35.0%)로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 흐름의 중심에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카이스트 휴보랩 연구진이 세운 국내 첫 이족보행 로봇 개발사로, iM증권은 지난 5월 19일 목표주가를 91만 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3026억원 순매수했으며, LG전자(2663억원), 현대차(2317억원), 두산로보틱스(1324억원)가 뒤를 이었다.

감속기·모터 등 로봇 부품을 공급하는 에스피지(SPG)와 로보티즈 역시 같은 공급망 재편 흐름 안에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는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짓과 같은 체급에서 경쟁하는 모델로 꼽힌다.

KB증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올해 약 40억달러에서 2035년 약 663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며 주요 수요처로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장(電裝) 분야를 꼽았다.

합병 절차 안 끝나...밸류에이션 격차도 변수


다만 이번 거래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처칠캐피털콥11은 증권신고서(Form S-4)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뒤 양사 주주 표결과 규제 승인을 거쳐야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다.

비상장 상태인 경쟁사 피규어AI(Figure AI)의 최근 기업가치가 390억달러(약 59조6700억원)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같은 휴머노이드 업종 안에서도 상장사와 비상장사 사이 몸값 격차가 15배 넘게 벌어져 있어, 어질리티로보틱스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국내 로봇주 재평가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어질리티로보틱스는 임직원 대상 공지에서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자원으로 기술 로드맵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국내 로봇 부품·완제품 기업들의 주가도 이번 합병안이 주주 표결과 규제 승인을 통과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