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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느린 현지 설치 거부”… 中 휴대용 에어컨, 폭염 덮친 유럽서 ‘품절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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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느린 현지 설치 거부”… 中 휴대용 에어컨, 폭염 덮친 유럽서 ‘품절 대란’

미디아 ‘포타스플릿’ 공식가 인상에도 암시장서 수천 유로 재거래
임대 중심 주거 환경 틈새 공략… 벽 타공 없는 ‘플러그 앤 플레이’ 설계로 규제 우회
건물 85%가 노후, 단열 중심 설계… 中 물류 업계, 유럽행 ‘에어컨 항공 통로’ 긴급 가동
중국의 미디아(Midea)가 개발한 혁신형 휴대용 에어컨이 기록적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전역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미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미디아(Midea)가 개발한 혁신형 휴대용 에어컨이 기록적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전역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미디아
글로벌 가전 시장의 규제가 강화되고 물류 공급망의 유연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중국의 가전 거두 미디아(Midea)가 개발한 혁신형 휴대용 에어컨이 유례없는 기록적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전역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가혹한 기후 변화 속에서 유럽 특유의 까다로운 건축 규제와 값비싼 설치 인프라 장벽을 영리하게 우회한 중국산 틈새 가전이 유럽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관통했다는 실리주의적 평가다.

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글로벌 유통 시장 지표 분석에 따르면, 최근 유럽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화씨 104도)를 넘어서는 가혹한 더위가 지속되면서 미디아의 휴대용 분리형 에어컨인 ‘포타스플릿(PortaSplit)’이 여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단 몇 주 만에 완전히 매진됐다.

지난해 약 900유로(약 157만 4,000원)에 판매되던 이 제품은 품절 이후 중고 시장에서 수천 유로의 프리미엄 마진이 붙어 재거래되고 있으며, 쇄도하는 수요에 힘입어 공식 소매가 역시 1,199유로로 가쁘게 인상됐다. 온라인상에는 실시간 재고 상태를 추적하는 전용 웹사이트(MideaFinder)까지 등장해 이례적인 구매 랠리를 보이고 있다.

현지 설치비 8,000유로에 대기만 수개월… 유럽의 가혹한 인프라 장벽 우회


중국산 에어컨이 유럽 안방 시장을 이토록 빠르게 잠식한 배경에는 기존 유럽 에어컨 시장의 고질적인 설치 지연과 천문학적인 비용 족쇄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현지에서 기존 분할식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외벽 개조 승인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설치업체의 인건비 견적이 장비 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약 8,000유로(약 1,400만 원)까지 치솟기 일쑤다.

게다가 가혹한 의무 현장 점검과 긴 대기 명단 탓에 5월에 결제한 에어컨이 9월에야 설치되어 정작 여름을 통째로 놓치는 정체 부침이 빈번히 발생해 왔다.

반면 미디아의 포타스플릿은 외벽 시추나 영구적인 타공 공정 없이 창문 브래킷을 사용해 실외기를 외부에 매달아 고정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 가이드라인을 채택했다.

이 대담한 공학적 설계 덕분에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들이 고수하는 엄격한 역사 건축물 보존 규정과 주택소유자협회(HOA)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무력화할 수 있었다.

임대 주택 거주율 50% 넘는 독특한 주거 문화 공략… 이사할 때 챙겨가는 자산


또한, 이 제품은 임대 중심의 유럽 주거 환경에 완벽히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로 안착했다. 유럽연합(EU) 거주자의 거의 3분의 1, 특히 이번 폭염의 중심지인 독일의 경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주인의 허락 없이 벽을 뚫을 수 없는 제약이 따르는데, 이동식 포타스플릿은 설치가 간편할 뿐만 아니라 이사할 때 언제든 장부에 기재해 함께 가져갈 수 있어 임차인들의 충성도를 강하게 붙잡아두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온화한 기후 때문에 현지 건물들은 냉방보다 겨울철 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단열 구조를 최우선으로 설계해 왔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 건물의 약 85%가 2000년 이전에 지어졌으며, 이 두껍고 밀폐된 구조물들은 극심한 기습 폭염 시 오히려 내부 열을 가두는 가혹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단열 위주로 설계된 구형 주택의 한계와 기후 격동이 맞물려 에어컨이 생존 필수품으로 재정의된 셈이다.

가쁘게 돌아가는 공급망… ‘에어컨 항공 통로’ 개설해 전용 수송망 가동


유럽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발맞춰 중국의 후방 물류 공급망 역시 매머드급 속도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선전과 광둥성 일대의 글로벌 물류 운영사들은 대형 선박을 통한 해상 운송의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 항공 화물을 이용한 전용 ‘에어컨 항공 통로(Air Conditioning Air Corridor)’ 광고를 개시하고 유럽행 수송기를 가쁘게 띄우기 시작했다.

현지 공급망의 지연 족쇄를 간파하고 맞춤형 하드웨어 유연성과 신속한 자본 수송 능력을 결합해 유럽의 가전 영토를 통째로 장악하려는 중국 제조사들의 대담한 시장 침투 시나리오는 하반기 글로벌 유통 및 소비재 시장의 지형을 흔들 가장 강력한 거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