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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도 무력화”… 中 자동차, 규제 2년 만에 유럽 시장 점유율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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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도 무력화”… 中 자동차, 규제 2년 만에 유럽 시장 점유율 급팽창

1분기 27만 대 등록하며 한국계 차량 첫 추월
전기차 관세 피해 PHEV로 우회… BYD ‘실 U’ 등 가격 경쟁력 앞세워 시장 잠식
현지 공장 건설 등 유럽 내 조립 타임라인 가속화… 규제가 되레 중국 투자 시점 당겨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 EU는 중국 전기차 유입이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압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 EU는 중국 전기차 유입이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압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BEV)를 겨냥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럽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은 서방의 규제 의도와 달리 중국계 완성차 기업들의 독무대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정부 보조금을 우회하는 기민한 포트폴리오 전환과 과감한 현지 직접 투자(FDI)를 통해 관세 장벽을 무력화했으며, 이로 인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통의 자동차 공룡들은 도리어 심각한 실적 부진과 대규모 구조조정 단계로 내몰리는 등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의 판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와 유럽 자동차 밸류체인 지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7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5.3%의 징벌적 추가 관세를 도입한 이후에도 서유럽 전역의 중국 브랜드 차량 등록 수는 유례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올해 5월 유럽 시장에서 일본계 경쟁사들을 제치고 판매량을 6% 늘린 데 이어, 1분기에는 기록적인 27만 3,051대를 등록하며 유럽 시장 내에서 2분기 연속으로 한국계 차량 생산량(22만 3,300대)을 추월하는 이례적인 장부를 써내려갔다.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3.9%포인트 상승한 8.7%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로 규제 족쇄 우회… BYD 등 가격 차별화로 유럽·아시아 브랜드 압박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고한 무역 장벽 속에서도 점유율을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전통 내연기관 모델로의 신속한 전술 전환에 있다. 관세 칼날이 전기차에만 국한된 점을 간파한 BYD 등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그 결과 BYD의 '실 U(Seal U)'는 지난해 유럽에서 6만 5,866대가 판매되며 가장 인기 있는 PHEV 모델로 등극했다. 마티아스 슈미트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창립자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반보조금 관세 요소가 적용되지 않아 중국계 기업의 집단 시장 점유율 상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경쟁력 역시 유럽 소매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BYD ‘실 U’는 한국의 기아 스포티지 등 경쟁 모델보다 눈에 띄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으며,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립모터(Leapmotor)의 T03 등 초저가 라인업을 투입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유럽 중산층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독일 정부가 도입한 최대 6,000유로(약 1,049만 원) 규모의 구동계 구매 보조금 정책마저 중국계 제조사들의 출하 수율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 중이다.

보복은 온건하게, 투자는 빠르게… 유럽 내 직접 생산 체제 가동으로 관세 무력화

EU의 무역 제재에 대한 중국 당국의 초기 대응은 프랑스산 주류나 스페인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및 폴란드 투자 제한 등 비교적 온건하고 정밀한 수준에서 관리되었다. 이는 유럽이라는 매머드급 소비 시장을 전략적으로 사수하려는 중국 수뇌부의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중국 기업들은 유럽 영토 내에 직접 공장을 짓거나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관세망을 완전히 벗어나는 우회 생산 가이드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GAC와 샤오펑(Xpeng)은 오스트리아의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해 위탁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BYD와 립모터는 올해 말까지 각각 헝가리와 스페인에 독자적인 제조 공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상하이자동차(SAIC)와 지리(Geely) 소유의 폴스타 역시 2028년부터 스페인과 슬로바키아에서 차량을 직접 출하할 신규 타임라인을 확정했다.

마티아스 버그만 모빌리티 스웨덴 CEO는 “높은 관세 펜스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유럽 현지 투자 시점을 예상보다 훨씬 앞당기게 만들었다”며, 많은 유럽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기존 생산 현장과 기술을 중국에 개방하고 협력하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 자동차 제국의 붕괴 위기… “보호무역주의는 실패, 기술 고도화가 유일한 해법”


유럽의 가치사슬을 역내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관세 정책이 부분적인 효과를 거두었을지 모르나, 정작 유럽 자동차 산업의 하락세를 방어하는 데는 완벽히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일 자동차 연구센터(CAR)의 페르디난트 뒤덴회퍼 소장은 “현지 생산기지 구축 측면에서 중국은 이제 과거의 일본이나 한국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관세 장벽이 없었다면 유럽 제조사들이 새로운 무한 경쟁에 적응할 시간이 더 있었을 텐데, 결과적으로 EU의 접근법은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그는 “관세 장벽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없으며, 오직 기술 고도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평서문으로 확언했다.

실제로 2년 전보다 훨씬 깊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독일 자동차 산업은 시장 수요 약화와 생산 과잉, 이익 감소라는 삼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디트로이트에 버금가던 유럽의 유통 거두들은 마진 붕괴로 도산 위기에 몰린 후방 공급망을 바라보며 대대적인 비용 절감 장부를 짜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말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 4곳의 폐쇄를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원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라는 소식은 유통 업계에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관세 장벽을 뚫고 아시아-유럽 무역 주권을 통째로 장악하려는 중국 자동차 연합군의 대담한 영토 확장 드라마와 글로벌 자본의 수송 흐름은 하반기 세계 거시경제 지형을 흔들 가장 뜨거운 변수로 안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